후회가 아닌 도전을,
금융 데이터 경진대회 1위 염예빈 학우

  • 486호
  • 기사입력 2022.03.01
  • 취재 박창준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 조회수 7283

끊임없는 도전에는 실패가 뒤따른다. 우리는 도전을 따라다니는 실패에 지레 겁을 먹고 도전조차 시도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 또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전하지 않음에는 후회가 따라올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도전의 기로에서 생기는 고민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이번 <성대생은 지금>에서는 이와 같은 도전의 기로에서 후회가 아닌 도전을 택하는 염예빈 학우를 만났다. 염예빈 학우는 학회 팀과 함께 두 개의 큰 공모전을 준비하여 모두 최고의 성적을 받았다. 데이터 분석가가 되어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염예빈 학우(통계 18)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통계학과에 재학중인 염예빈입니다. 통계와 함께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어요. 통계학회 피셋 P-SAT에서 시계열 팀장을 맡았고 지난학기에는 학회장으로 활동했습니다.


▶ 학회원들과 함께 두 공모전에 참가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지난 학기에 ‘금융 데이터 경진대회’와 ‘미래에셋 빅데이터 페스티벌’을 동시에 참가했으나, 사실 두 공모전 모두 제가 먼저 참가를 제안했던 것은 아닙니다. 1년 동안 학회를 하면서 쌓은 데이터분석 실력을 검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학회 친구들이 저에게 공모전을 같이하자고 제안해 참가를 결심했습니다. 어떻게 두개의 공모전을 같이 준비할 수 있나 궁금하실 것 같은데, 길었던 지난 겨울 방학 덕분에 방학 초에는 금융데이터 공모전을 방학 말에는 미래에셋 공모전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본선 진출 후에도 발표 날짜가 많이 겹치지 않아서 놓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수상한 두 대회 모두 금융 데이터 관련 공모전인데요, 여러 대회 중 금융 데이터와 관련한 공모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학회에서 시계열 팀장을 맡았을 때 처음 금융데이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복수전공으로 경영학과를 전공하고 있어서 다른 분야보다 금융에 더 관심이 많기도 했고요.  최근에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어 금융과 관련된 데이터 분석 공모전이 많이 열렸습니다. 두 공모전이 공유하는 지점이 많아서 준비하는 과정이 비교적 수월했던 것 같아요. 두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금융데이터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두 공모전에서 수상한 결과물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금융보안원에서 주최한 금융데이터 경진대회는 자유 주제로, 여러 금융회사가 제공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유용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제였습니다. 저희 팀은 한국투자증권의 주식 거래데이터를 통해 ‘동학개미운동에 참여한 신규투자자 투자성향 분석 및 맞춤 추천시스템 제안’이라는 주제의 결과물을 제출했어요. 이 주식 거래 데이터가 딱 ‘동학 개미운동’이라고 부르는 20년 초의 데이터여서 타겟을 동학개미운동 신규투자자로 설정하고 분석했습니다. Factoranalysis를 통해 투자자의 성향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투자성향 변수를 만들고 군집화를 통해 투자 성향을 분석하여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를 활용해 주식 종목 추천시스템을 설계했어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자신의 거래데이터만 있으면 맞춤 종목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무 정보를 분석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안했습니다.


미래에셋 빅데이터 페스티벌의 과제는 ‘변액펀드 키워드 기반 시각화’였습니다. 이 공모전에서는 변액펀드에 대한 데이터와 변액펀드 거래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관점에 맞게 관련 정보를 시각화하고 니즈에 맞는 검색이나 추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어요. 금융데이터 경진대회와 다르게 과제가 딱 정해져 있는 공모전이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핵심 키워드를 활용한 변액펀드 시각화 및 개인 맞춤형 펀드 추천’을 주제로 설정했습니다. 저희 결과물은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자연어 처리를 통해 변액펀드 설명 데이터의 핵심키워드를 도출했습니다. 두 번째는 변액펀드 거래 데이터를 이용하여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했어요. 마지막으로는 이 결과를 활용하여 대시보드를 만들었는데 대시보드에 펀드 소개 서비스와 키워드 기반 검색/추천 서비스, 투자성향 기반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금융데이터 경진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자유주제라는 점이었어요. 공모전에서 어떤 결과물을 원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공모전 주제를 무려 2주 동안 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차별화된 결과물을 낼 수 있어서 다른 참가자들의 결과물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점도 까다로운 부분이었어요.


미래에셋 공모전에서 힘들었던 점은 주제로 주어진 변액펀드가 생소해서 애당초 이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힘들었어요. 주식이 익숙하고 다루기 수월한 주제였던 반면 보험에 대한 내용은 아직 취직도 하지 않은 저에게는 너무 생소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생명사에 다니는 선배에게 질문하고 주변 어른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려 노력했어요.


▶ 팀원들과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며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만나서 공모전을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제한적이었어요.  대회 막바지에는 서로의 집에 모여서 밤새 자료를 준비하곤 했습니다. 하루는 저의 자취방에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같이 저녁도 시켜 먹고, 열심히 준비하고 헤어졌는데 그다음날 아랫집에서 저희가 시끄러웠다는 쪽지를 붙이셨더라고요.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때는 이사한지 별로 되지 않았던 터라 방음이 잘 안되는 곳인지 몰랐거든요. 그 뒤로 집에서 회의할 때는 조심조심했던 기억이 있네요. 다시한번 아랫집 거주자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빅데이터 페스티벌 우승자의 혜택 중 하나가 인턴쉽 기회였는데요. 이번 1월에 미래에셋생명 디지털 혁신팀에서 인턴을 했습니다. 실제 산업에서 어떻게 데이터가 사용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기간은 짧았지만, 제가 인턴 활동 중 해냈던 것들이 실제로도 많이 적용되는 것을 보고 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 규모가 큰 두 공모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비결이 궁금합니다.

준비 과정에서도 두 공모전 모두 1등을 할 줄은 몰랐는데,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비결이라고 한다면 기본적으로는 모든 것에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답변 드리고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공모전을 준비하는 데 이해, 객관성, 전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공모전의 과제를 잘 이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주어진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는 무엇인지, 목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죠. 이러한 전초작업에 소홀하면 공모전 결과물이 산으로 가거든요. 문제를 정의했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더욱 집중해야 해요. 저는 공모전에 어렵고 세련된 모델을 쓰는 것보다 이것에 더 초점을 뒀었던 것 같아요.


또한 객관적인 분석을 전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아요. 데이터 분석에서는 분석자의 주관이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지나친 주관의 비중을 줄이고 최대한 타당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결과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결과물이 아무리 멋있고 완벽해도 심사위원들이나 의사결정자들, 경영진들은 분석과정이 아니라 결과를 보거든요. 우리가 도출해낸 결과물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지 고민하고 데이터분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결과물을 이해할 수 있게 결과물을 구성하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 데이터 분석에서 중요한 점 혹은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분석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객관성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데이터 분석에서는 분석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분석의 논리성과 타당함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를 최소화해야 하죠. 지나친 주관을 배제하지 못한 분석은 올바른 데이터분석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 그 데이터의 도메인에 대한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데이터 분석은 방법론이지만 데이터 분석은 결국 의사결정을 위해 활용됩니다. 도메인에 대해 잘 알면 알수록 더 좋은 분석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과제를 잘 이해하는 것’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따라서 데이터를 분석할 때 방법론에만 치우쳐 관련 도메인에 대한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두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두 공모전 모두 저에게 생소한 분석 방법, 추천 시스템이나 자연어 처리를 사용해서 익숙하지 않던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성장한 점이에요.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면 실제 데이터를 만지기가 어려운데 공모전을 통해 실제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금융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 것도 성장한 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방학에 공모전을 준비할 때만 해도 너무 욕심을 부린 것 아닌가 하고 후회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이야 좋은 결과를 받아서 이렇게 웃으면서 인터뷰 하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매일 밤새서 코딩하고 결과물 만들고 그랬거든요. 그럼에도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내가 하기로 결심한 일을 포기하기 싫어서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만 해도 앞이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듯했는데, 결과물을 제출하고 보니 뿌듯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두 공모전 모두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었고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공모전 2개를 함께 준비하는 것을 다시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입니다. 살면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미래에 후회하게 될 나를 상상하면서 한번 더 힘을 냈습니다. 저는 후회하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항상 후에 내가 지금을 생각하면서 ‘그때 그랬더라면…’ 하고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이때문에 좋은 기회가 있을 때는 놓치지 않고 도전해요. 이번에 몰아친 공모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여나 실패하더라도 분명 그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 적어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으리라 되뇝니다. 그 도전들이 모여서 저를 성장시키는 것 같아요. 제가 성공한 삶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번 학기가 마지막이라서 학교를 다니면서 취업준비를 할 것 같아요. 이번학기에 학회에 산학협력 제의가 들어와서 프로젝트도 참여할 것 같고요. 졸업 후에는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습니다. 요즘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떠다니는 데이터가 많은데 저는 이들이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그냥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흩어진 정보들이지만, 이들을 분석하면 어느 순간 유의미한 것으로 바뀔 수 있거든요. 데이터는 결국 기록이기에 이를 기반으로 둔다면 이후에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저는 이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습니다.


▶ 통계학과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통계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던 시절, 저는 오로지 열정 하나만으로 통계학회 ‘P-SAT’에 지원했어요. 학회에서 스터디와 주제 분석을 진행하며 차차 데이터 분석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공모전에 도전해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에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통계학과 학우들에게 학회 경험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성균웹진을 읽다 보면 대단한 학우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학우들도 성균웹진을 읽다 보면 멋있고, 훌륭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생각이 드시겠죠? 하지만 이번학기에 공모전을 2개나 수상해서 이렇게 멋있게 인터뷰 하고 있는 저도 사실 그렇게 멋진 사람은 아니거든요. 부족한 점도 많고 실패한 적도 많아요. 요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아요. 마치 완벽하고 대단하게 사는 것 같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나는 저만큼 열심히 살지 않는다’ 거나 ‘저만큼 성공하지 못했다’고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인생을 살든, 여러분들의 인생은 이미 충분히 멋지고, 아름답다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성균관대학교 학우 여러분들 모두의 인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