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자증권 ‘제4회 리서치챌린지’ 대상
이승우(글로벌경제학과 17) 학우

  • 495호
  • 기사입력 2022.07.14
  • 취재 전지우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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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서 ‘제4회 리서치챌린지’ 시상식이 개최되었다. 대상의 주인공은 우리 대학 글로벌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이승우 학우였다. 한 번도 주식을 해본 적 없었다던 그는 현재 예비 애널리스트가 되었다. 호기심은 누구나 있지만, 도전할 용기는 아무나 가진 것이 아니다. 이승우 학우는 용기 있게 뛰어들었고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향해 행복한 정진 중이다. 그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 만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두고 “반짝반짝 빛났다”고 표현했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이승우 학우를 만나 이야기 나눠 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글로벌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17학번 이승우라고 합니다. 교내 금융투자학회인 S.T.A.R에서 41기 학회장을 맡아 활동했었고 현재는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진행 중입니다. 성균관대학교 공식 웹매거진에서 인터뷰할 수 있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성균웹진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Q.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리서치 챌린지’는 어떤 대회인가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서치 챌린지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주관하는 리서치 대회로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 애널리스트 선발 대회입니다. 이번 리서치 챌린지에서는 약 2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총 7팀이 수상했습니다. 대회 진행 과정은 서류 접수 리포트 접수 프레젠테이션 하계 인턴십으로 이뤄지며, 주제는 크게 투자전략과 기업분석으로 나뉘는데 저는 기업분석에서 LG전자를 커버했습니다.


Q. 수상하신 소감을 듣고 싶어요.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습니다. 리서치 챌린지를 준비하는 기간에 학기와 타 증권사 인턴을 병행하고 있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회 기간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운이 좋게도 집중한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앞서, 심사위원 관점에서 어떤 보고서와 발표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 결과 전달력과 통찰력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보고서와 발표가 산만한 구성을 하고 있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해당 기업을 커버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 앞에서 발표해야해서 시중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을 잘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기억에 남지 않는 참가자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정해진 양식에 그치지 않고, 제가 생각하는 제일 중요한 차트 3가지를 선정하고 그 옆에 간단한 이유를 작성한 <Key Charts>라는 구성을 더하여 보고서의 전달력을 키웠습니다. 또한 LG전자의 지난 부진했던 주가분석 및 기업의 연혁을 분석하고 왜 지금 LG전자의 신사업부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간단히 작성한 <들어가며>라는 구성으로 저만의 통찰력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존의 양식에 저만의 구성을 더한 부분이 대상 수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Q. 대회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기 전, 정말 이 업에 종사하고 싶은 것이 맞는지 답을 내리기 위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입상자들에게 주어지는 전환형 인턴십도 매력적이었지만, ‘리서치 챌린지’라는 큰 대회에 참가하면 준비과정에서 앞선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수상과 별개로 몰입해 준비하는 제 모습을 통해 리서치업에 대한 확신을 다시 한번 얻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Q. 수상하신 결과물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진흙을 걷으니 진주가 보인다’라는 제목으로 LG전자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분석했습니다. 제가 LG전자를 선정한 이유는 LG전자가 영위하는 사업부들이 평소에 좋아하던 IT 분야와 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학기와 인턴을 병행하는 상황이라 시간적 여유가 많이 없었기에 익숙하지 않은 비즈니스를 새로 공부하면 얕은 깊이가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LG전자 외에 카카오뱅크, 하이브가 선택지로 있었는데 카카오뱅크의 금융플랫폼 비즈니스는 익숙하지 않았고 매도(sell) 의견을 내도 신선하지 않을 것 같아 제외했습니다. 하이브는 BTS의 군입대 리스크가 늘 잔존해서 매수/매도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제외했습니다.


보고서의 임팩트는 8할이 제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합니다. 직관적이면서도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논리를 압축적으로 담아야 해서 제출 직전까지 제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분석 당시, LG전자의 수익성이 훼손될 주요 이유로 해운 운임 상승에 따른 운반 비용 증가와 가전, TV 등 내구재 수요 감소 우려가 있었고 주가 역시 부진했던 상황입니다. 하지만 해운 운임 상승은 기업의 외적 변수이자 지속 가능한 변수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내구재 수요 감소는 LG전자가 주로 영위하는 프리미엄 내구재가 아닌 중저가 제품군 위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LG전자의 신성장 사업부인 전장 사업부가 호황을 앞두고 있음에도 기업 가치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단기적인 비용 증가와 과도한 우려로 주가가 부진한 LG전자이지만 신성장 사업부인 전장 사업부의 외형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진흙 속 진주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했다고 생각했고 ‘진흙을 걷으니 진주가 보인다’라는 제목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Q.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전해줄 팁이 있다면?

확증편향을 경계하고 사고의 폭을 넓게 가지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리서치는 말 그대로 시중에 나와 있는 정보들을 다시 조사하고 분석해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정보에 노출되는 만큼 직접 조사하지 않고 먼저 특정 자산군이나 산업 기업에 대해 매수, 매도 결론을 내려도 그것에 부합하는 나름의 근거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리서치를 하게 되면 대중적인 의견에 편승하거나, 확증편향에 빠져 주관적인 분석으로 빠지기 쉽고 본인만의 특성이 없어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A라는 의견이 지배적일수록 정말 그런지, A가 항상 B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C나 D로 이어질 순 없는지에 대해 사고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고법은 리서치 분야에 관심있는 학우들에게 있어 본인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것입니다.


Q. 이번 대회에서 가장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엉뚱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보고서를 쓰다가 학술정보관에 저 혼자 남아있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 알았을 때가 제일 뿌듯했습니다. 당시 보고서 제출을 목전에 두고 있어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에 온종일 학술정보관에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특정 부분에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던 찰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막히던 부분을 작성하고 주변을 돌아봤는데 학술정보관 열람실에 저 혼자만 남아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 아직도 리서치할 때 이만큼 몰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대회를 통해서 성장한 점이 있다면?

좋은 PT 애티튜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투자학회 활동 이후에도 블로그를 지속해서 운영하며 리서치 활동이나 산업 공부는 하고 있었지만, 타인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현직 애널리스트분들 앞에서 발표해야 하는 만큼 좋은 PT 애티튜드를 갖춰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본을 외우기보다는 PT 발표 흐름에 집중했으며 Q&A 세션에서도 평가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심사위원분들과 LG전자라는 기업이 처한 현 상황과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해 대화를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PT를 준비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Q. 애널리스트의 꿈을 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교내 금융투자학회인 S.T.A.R에서 학회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애널리스트의 꿈을 꾸게 된 것 같습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CPA, PSAT, LEET 등 다양한 시험을 알아보고 공부도 잠깐 하며 고민해 봤지만, 제가 2~3년간 꾸준히 공부하고 좋은 점수를 받는데 소질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시험 준비를 위해 몇 년을 투자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교류하면서 제가 좋아하고 전문성까지 있는 직업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이 뭘까에 대해 고민해봤고 그 결과, 저라는 사람은 생산성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좋아하고 경제, 사회, 문화, 심리 등 다양한 분야들의 상식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이론적인 결과물보다는 실용적인 결과를 내는 일들에 성취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전까지 한 번도 주식을 해본 적 없었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금융투자학회에 지원했습니다. 이후 학회 활동을 하면서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세상에 어떤 기술들이 나오고 있는지, 문화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어 현 상황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그렇게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학회를 통해 알게 된 학우분들과 비슷한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준비해나가면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Q. 이승우 학우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은 무엇인가요?

'일단 하고 보자'라는 제 삶의 태도가 저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인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후, 미리 걱정하며 도전을 포기하기보다 일단 잘 모르고 잘 안되더라도 부딪히고 나서 생각하자는 태도를 가지게 됐습니다. 영화제 STAFF가 궁금해서 전공과 전혀 무관하지만 충무로 국제뮤지컬영화제의 STAFF로도 활동해보고, 금융감독원이라는 조직이 궁금해서 관련 서포터즈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활동들이 지금 제 진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긴 힘들지만, 이 활동들 덕에 각자 분야에서 열정을 다해 노력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이 각자만의 삶을 어떻게 대하고 준비하는지를 지켜보면서 많이 배웠고 이는 다시 제가 다음 무언가를 또 해보고 싶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혹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계속해서 배울 수 있도록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것입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려면 그 분야에 대해 호기심은 있지만, 아직 무지하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열린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특정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거나 혹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각자 해왔던 삶의 루틴이나 방식을 유지하게 되고 변하거나 새로운 것을 수용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오는 신체적 노화는 불가피하더라도, 사고와 마음가짐은 끝까지 유연하게 가져가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중장기적인 목표는 한국 교육과정에 금융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자본주의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국가가 한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금융 선진국으로 불리는 타 국가들과 달리 한국의 금융교육시스템은 아직 미숙하다고 생각해서 한국금융교육의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이 아닌,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들을 꼭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많은 경험을 했다고 볼 순 없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빛났습니다. 성균관대학교 학우분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