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게? 재밌게! <br> 청랑 상색장 최지연 학우

지루하게? 재밌게!
청랑 상색장 최지연 학우

  • 366호
  • 기사입력 2017.02.28
  • 취재 신도현 기자
  • 편집 박지윤 기자
  • 조회수 9234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수많은 단어 중에서도 ‘유생’이라는 단어가 가장 독특한 단어일 것이다. 이번 ‘성대생의 지금’에서는 푸른 도포를 휘날리며 619년 성균관대학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청랑의 인사경영부 상색장 최지연 (문헌, 16)학우를 만나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청랑의 인사 경영부 상색장이라고 소개했다. 청랑과 상색장에 대해 물어보는 것으로 첫 질문을 시작했다. “청랑은 619년 우리 학교의 역사를 바탕으로 옛 유생들이 향유했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여 현대적으로 발전 시켜 우리 학교만의 대학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단체이다. 상색장은 쉽게 말해서 부서의 부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청랑은 옛 유생들이 썼던 호칭을 그대로 가져왔다. 단체의 대표를 ‘장의’, 그 아래 부서의 대표들을 상색장이라고 부른다.”

대학문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힘든 단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청랑은 올해로 4년째가 되는 ‘어린’ 단체이다. 그렇다보니 아직 제도나 부서 관리 면에서 시행착오가 있다. 특히 인사 경영부의 역할이 단체 제도를 만들고 수정하는 것이 주 업무이다 보니 조금 힘든 점이 있었다. 연혁이 긴 단체라면 이미 만들어진 규칙을 조금만 수정하면 되겠지만 우리 단체는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정비하다 보니 힘든 점이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배우면서 나아지는 중이다.” 그 이외에는 선배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정도가 힘들다고 웃으며 말했다.



요즘 관심 가는 곳이 있냐는 질문에 그녀는 ‘신입생’이라고 말했다. “청랑에서 ‘신방례’라는 신입생 환영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방학 동안 그 준비로 매우 바쁘다.” 청랑에서 준비하는 신입생 환영회는 어떻게 다른지 물어보았다. “신방례는 성균관의 전통적인 신입생 환영 행사로 올해 619년째 계승이 되어 오고 있다. 옛날에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골탕 먹이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렇지만 이젠 과거 행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역사적 인물을 만나 미션수행을 하는 RPG형식의 게임 방식을 통해 선후배 간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목표다.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모두 한복을 입고 즐겁게 행사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랑 이외의 학교생활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 그녀는 “1년 동안 LC와 청랑에서만 활동을 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학교생활은 청랑과 주로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왜냐는 물음에 “사실 청랑이 작년까지는 ‘타 단체 활동 금지’라는 규칙이 있었다. 그 이유도 있지만 청랑에서의 일이 많아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요령도 생겼고 규칙도 없어졌으니 병행할 수 있는 동아리를 알아보고 있다.

학교 다니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을까. “나는 새터도 가지 않았고 오티도 가지 않았다. 그래서 1학기 초반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공강 시간에 어디로 가야할지도 몰랐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아마 학기 초반이라 그랬던 거 같다. 동아리 방도 없고 학회 방도 없었으니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해결된 문제였다.” 그녀는 계속해서 학교 생활 중에서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 했다. “아는 사람이 적었다는 것 이외에 대학 공부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다. 고등학교 때와는 공부의 양이라든가 방식 면에서 많이 다르지 않은가. 그것에 맞춰 공부를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1학기가 조금 힘들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나름 전략적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뿌듯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 질문에 그녀는 주저 없이 ‘청랑에 들어간 것’이라고 대답했다. “1년 동안 청랑을 한 것 이외에 딱히 다른 학교 활동을 하진 않았다. 청랑은 인생에 굉장히 꽉 차게 들어오는 단체라 항상 청랑 일을 하면서 바쁘게 지낸다. 그만큼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단체라는 생각이 든다. 청랑에 들어간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다기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총동창회에 가보거나 총장님을 뵙는다든지 단체 제도를 만들어 본다든지 여러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성균관대학교만의 새로운 컨텐츠라 만들어 가는 재미와 자부심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학교생활 이외에는 고등학교 때 못해본 전시, 공연 감상과 그림 그리기 등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그녀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을까.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우리 학교에는 인문과학계열로 들어왔는데 원래 고등학교 때 진학하고 싶었던 과와 조금 거리가 있었다. 어문계열에 딱히 관심 많은 것도 아니었다. 1년 동안 진짜 고민도 많이 하고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며 지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문헌정보학과에서 인포매틱스 쪽으로 가면 내가 하고 싶은 진로와 연관 지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프로그래밍을 열심히 배워서 많이 활용해보고 싶다. 관련 동아리도 들어갈 계획이다. 아직은 많이 배울 단계지만 언젠가 피키캐스트나 대학내일같은 문화 컨텐츠 사업 쪽으로 나아가고 싶다. 아직 딱 정해진 것은 없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되도록 많은 걸 경험해보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대학생활을 보내고 싶다.”

새내기에서 벗어나 이제 ‘헌내기’가 되는 소감에 대해 묻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너무 아쉽다. 하고 싶은 건 될 수 있는 대로 다 해 본 지난 1년 이었지만 그래도 계속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가보다. 마냥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던 1학년과 달리 주변에서도 슬슬 취업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곤 한다. 그럴 때면 씁쓸하기도 하다. 별 고민이 없던 1학년이 좋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에 대해 묻자 그녀는 앞으로 들어올 후배들에게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대학교 들어와서 처음으로 후배가 들어온다. 그만큼 많이 기대도 되고 설렌다. 최대한 하고 싶은 거 많이 하고 살라고 하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고 싶은 걸 못 할 수도 있으니까 시간 있을 때 많이 즐기는 게 좋은 것 같다. 혜화에서 밤도 새보고 연극이나 전시회도 들러보고 알바도 해보고 동아리도 여러 개 해보는 대학생활을 추천한다.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

그녀는 청랑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에 청랑에서 신입 유생을 모집한다. 신입생들이 많이 들어와 줬으면 좋겠다. 앞서 말한 신방례 말고도 거리 행진 행사인 ‘고하노라’를 비롯해서 다양한 역사 고증 행사를 열 계획이니 많은 지원과 응원 부탁하고 싶다. 많이 얻어 가고 싶고 한복을 좋아하면 청랑 지원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