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기대되는 삶,
프로듀서 ‘페이퍼플래닛’ 김준영 학우

  • 433호
  • 기사입력 2019.12.16
  • 취재 현지수 기자
  • 편집 민예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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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의 매 순간을 노래와 함께한다.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도 좋아하는 노래와 함께한다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에게 때로는 감동을, 때로는 위로를 전해주는 가장 가까운 존재인 노래, 이런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이지만 놀랍게도 워너원, 인피니트, 골든 차일드 등 여러 유명 가수들의 곡을 작곡한 작곡가가 우리 가까이에 있다. 이번 성균웹진에서는 케이팝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페이퍼플래닛’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준영(소비자가족 11) 학우를 만나보았다.


어린시절부터 이어져 온 음악에 대한 관심


처음 음악과 작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어머니의 영향을 떠올렸다. 피아노를 전공하셨던 어머니 덕에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악기를 조금씩 접했고, 이것이 자연스레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라디오에서 영국밴드음악들을 들었는데 이후로 푹 빠져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학창시절을 음악에 깊이 빠져지내고, 이후 직접 조금씩 만들어보았어요. 뭔가 잘할 수 있는 느낌이 막연히 들었는데 계속 하면서 점점 실력도 늘어갔던 것 같습니다. 이후 EDM이나 힙합 장르도 좋아하게 되면서 군제대 이후 미디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사실 그는 누구보다 음악을 좋아했던 학생이지만,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소비자가족학과’라는 전공을 공부하며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하던 학생이었다. 음악으로 진로를 결정하기까지 두려움이나 불안감은 없었을지 묻자 그의 솔직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두렵기도하고 불안했지만, 그만큼 기대감도 컸습니다. 실력적으로도 제 자신이 발전해가는 것이 보였고 음악 산업의 시스템적인 부분도 이해가 높아지면 열심히 해보면 해낼 수 있겠다는 길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물론 제일 두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문화미디어 관련 일이라는 것이 모두 그렇듯, 노력이 성과로 직결되지 않는 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음악을 진로로 잡은 이후에 학교 수업 또한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소속사가 마침 학교에서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밤새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고 아침에 등교를 하며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음악작업과 학업에 더 몰두함으로서 긍정적으로 해소하려 했습니다.”



‘페이퍼 플래닛’의 처음


학업과 작곡 모두에 충실하며 두려움과 불안감을 해소시켰다는 그, 이런 그가 작곡가로서의 길을 더욱 확고히 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있다. 바로 그가 대학교 4학년 때 작업한 곡인 ‘이 자리에’가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엔딩곡으로 사용된 것이다.


“학업을 병행하며 취미로 음악을 하였지만 생각해보면 수업 이외 거의 하루 종일 음악작업에 몰두해서 지냈습니다. 그렇게 만든 곡들을 기획사나 유명 작곡가 분들께 보내보았는데, 굉장히 긍정적인 답변을 주신 분들이 많아서 더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리고 제 첫 작품으로 ‘이 자리에’가 발매된 뒤로는 고민할 여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껏 그가 만든 작품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자 우리가 잘 아는 유명 가수들의 이름이 들려왔다.


“아이돌학교, 레이디스코드, 애런, 한희준, 골든차일드 등 다른 아티스트 분들의 곡들도 만들어왔습니다. 레이디스코드 멤버인 소정, 애슐리 씨의 솔로 앨범도 모두 맡아서 진행했었고, 최근 워너원의 멤버였던 박지훈 씨의 ‘360’앨범에도 참여했습니다. 아 그리고 얼마 전 개인 앨범 ‘Heaven’을 발매하기도 했었습니다.”


학생 김준영, 그리고 프로듀서 ‘페이퍼 플래닛’


남들과는 조금 다른 진로를 개척해,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대학생활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창(窓)’이라는 단어로 그의 대학생활을 정의했다.


“돌이켜보면 여행, 대외활동 그리고 음악활동에 전념하느라 학교에서의 활동들을 적극 참여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학업만큼은 즐겁게 열심히 임했었는데, 4년의 공부가 확실히 사회를 보는 시각에 큰 영향을 주고, 새로운 ’창(窓)’을 제시해주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학업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시작하며 학업이 재미있어진 것도 있었습니다. 취미가 일이 되면서 압박이 되고 취미가 사라졌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학업에 집중하며 많은 것들을 학교에서 얻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어 학생 김준영이 아닌 프로듀서로서 그의 삶에 대해 묻자 그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는 힘이 들지만 이후 결과물에 행복해진다고 말을 이었다. 때로는 처음에 의도했던 방향성과 다르고, 마음대로 되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는 점에서 힘들지만 동시에 행복한 경험인 것이다. 그는 지금껏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가장 잊지 못할 경험으로 ‘이 자리에’를 녹음했던 일을 꼽았다.


“마지막 프로듀스101 엔딩 방송이 6월 중순에 진행되어서 딱 기말고사 기간이었어요. 방송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녹음이었기에 굉장히 급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심지어 곡이 정해졌다는 연락도 경영관 2층 발코니에서 기말고사 공부하던 중에 연락을 받았는데, 바로 그 다음 주에 녹음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녹음실 현장에 가니 굉장히 분주했는데, 저도 처음인 데다가 녹음해야 하는 양도 많아 정신없이 밤새 진행했습니다. 녹음은 새벽이 되어서야 끝났는데, 당일 10시가 ‘글로벌지속경영’이라는 수업의 기말고사 날이었습니다. 집에 다녀올 여유가 도저히 없을 것 같아서 이태원 카페에서 빠르게 벼락치기를 한 뒤에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시험이 끝나고 집에서 잠시 눈을 붙인 뒤에 오후에 코러스 녹음을 하고 믹스라는 후반 작업을 위해 다시 작업실로 가는데 하루가 정말 다이나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주말에 파이널 방송무대와 음원발매는 모두 잘 이루어졌고 기분좋게 다시 기말고사를 준비했네요.”



작곡가를 넘어, 또 다른 도전


지금껏 작업한 많은 곡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아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지난 11월 발매된 그의 앨범 ‘Heaven’을 꼽았다. 프로듀서를 넘어 본인의 이름으로 처음 낸 앨범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제 앨범 ‘Heaven’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가장 하고 싶었던 장르와 메세지의 곡들로 채웠고, 저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곡들이어서 개인적 만족의 기준도 높았어요. 무엇보다도 저의 프로듀서 앨범이어서 대중성을 어느 정도 배제하고 저를 위한 곡을 만들자는 마음가짐으로 만들었기에 몇 개월 깊이 집중해서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타이틀곡 ‘Heaven’은 레이디스코드의 소정씨가 피쳐링으로 도와주셨는데, 소정씨 개인앨범의 ‘Stay Here’과 ‘Crystal Clear’라는 곡을 제가 직접 작곡, 작사, 편곡했었어요. 이렇게 애착가는 아티스트인 소정씨가 함께해 주셔서 더욱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곡가를 넘어, 싱어송라이터로 직접 데뷔까지 한 그, 그의 목표는 앞으로도 프로듀서로서 계속해서 좋은 곡을 써 내는 것이다. ‘좋은 곡’이라는 기준이 모호하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하며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곡을 쓰고, 그 과정에서 장르의 저변을 늘리거나 사운드의 퀄리티 또한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개인적인 삶의 목표 또한 이야기했다.


가수로써 이름을 걸고 음악을 낼 때에도 동문들께 부끄럽지 않은 멋진 곡으로 찾아뵙고 싶습니다아 그리고 한 개인으로써 음악뿐 만이 아닌 다른 즐거움으로 제 삶을 채우는 것 또한 중요한 목표입니다음악과 더불어 사랑하는 다른 무언가가 또 생기길 바랍니다.


▲ 김준영 학우의 앨범 'Heaven'


성대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마지막으로 성대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자신도 아직 성장하는 단계의 프로듀서이기에 무슨 말을 전해야 할지 조심스럽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에 감사하고 이런 점에서 일정 부분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학우 분들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꼭 도전하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다른 친구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항상 할까 말까 고민이 될 때 꼭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생각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입니다. 큰 에너지를 가진 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시는 일이 바로 잘되지 않으시더라도 넓게 품어주시면 좋겠습니다한치 앞을 모르게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 아닐까요너무 먼 미래를 계획하시기 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고 가까운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하루하루 즐기시길 바랍니다제가 음악을 한 뒤에 달라진 점은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제 앞에 펼쳐지는 일을 경험했기에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기대감과 함께 하루를시작한다는 점입니다여러분도 바로 지금부터 기분 좋은 기대감과 함께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