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생의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버 ‘체리보’
최윤영 학우

  • 476호
  • 기사입력 2021.09.28
  • 취재 이재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13719

유튜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영상 유형 중 하나는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다. 성균관대학교 학생이라는 이름을 걸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학우들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 중 약학과에 재학중이면서 약대생으로서의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버 ‘체리보(choiribo)’와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한번 뿐인 대학생활 속 소소한 일상을 영상으로 담고 간직하기 위해 시작했던 유튜브였지만 현재는 약대나 약학과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동기부여와 응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 약학대학에 재학중인 18학번 최윤영이자 유튜버 ‘체리보’ 입니다.


▶ 약대를 희망했던 이유가 있나요?

어렸을 때 체력이 좀 약해서 한약이나 약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탓인지 약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생물과 화학 과목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막연하게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료계열 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점점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치료하는 의사보다는 뒤에서 연구하고 약을 다루는 약학연구원이 저와 더 잘 맞는 것 같아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 약대에 와보니 생각하고 꿈꿨던 것과 비슷했나요?

생각했던 것보다 공부 양도 엄청 많고 무엇보다 암기할 게 정말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암기량이 많다고는 익히 들었지만 밑도 끝도 없이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 생각보다 훨씬 많아서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만큼 놀 때는 엄청 놀기도 합니다. 전약제(전국 약대 축제)와 체육대회 등의 활동들을 엄청 기대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전부 하지 못한 게 한이긴 해요. 특히 성대 약대는 3학년 1학기때 카데바 실습을 참관할 기회가 있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활동이지만 이것도 하지 못해 너무 아쉽습니다. 약대는 편입을 통해 모집하기 때문에 타 학과에 비해 한 학번에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모여요. 선후배 관계에 다양한 나이가 섞여 있어 타학과에 비해서 교류도 더 잘 이루어지고 똘똘 뭉치는 느낌이라 학과 생활하기에 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 약학과를 다니면서 자부심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반면 힘들 때는 언제인지도 궁금합니다.

입학하고 과잠을 처음 맞춰서 입었을 때 제가 간절히 꿈꿔왔던 학교의 과잠을 입게 되어 가장 벅차고 기뻤던 것 같아요. 힘들 때는 단연코 시험기간이지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시험으로 대체되어 시험기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다가 4학년 1학기때 약대 시험기간의 맛을 처음 보게 되었어요. 일찍 자면 새벽 5시, 늦게 자면 아침 7시에 잠드는 게 기본이 되고 시험 전날에는 아예 못 자는 날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시험이 연달아 2개 있는 날이면 시험 시간 사이에 살짝 잠들었다가 일어나 좀비처럼 지내곤 합니다.



▶ 힘든 시간이나 번아웃이 오면 어떻게 하시나요?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해질 때는 우선 그냥 하루 푹 쉬는 것 같아요. 쉰다고 해서 잡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친 몸을 좀 회복하고 나면 어느 순간 다시 기운이 나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보통 달달한 것을 먹거나 쇼핑으로 푸는 편이고 사람을 통해 위로를 받고 해소하는 편입니다. 피트(약학대학 입문자격시험) 준비할 때도 2년 동안 장기적으로 시험을 준비하면서 번아웃이 오는 때가 있었지만 그럴 때일수록 저의 목표에 대해 간절히 생각하며 버텼던 것 같아요. 내가 보내는 이 모든 시간들이 헛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모여 나의 꿈이 되리라 생각하면서 이겨내려 했던 것 같습니다.


▶ 과 생활은 어떤가요?

과 전체가 70명 정도로 많은 인원이 아니어서 동기들과의 교류가 많고 고등학교처럼 생활을 함께 한다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타과에 있을 때는 200명 이상 인원으로 이루어진 대계열제라 학과 사람들과 많이 소통할 수 없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현재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개강총회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해서 아직 얼굴도 모르는 동기들이 많아서 아쉬움이 큽니다. 시험기간 2-3주 전 빼고는 저희도 엄청 많이 노는데,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강의가 진행되면서 과제와 팀플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3학년때는 주로 기초가 되는 과목들을 배웁니다. 약화학, 해부생리학, 약품분석학, 세포생리학, 병태생리학, 생화학, 미생물학, 생약학, 물리약학, 분자생물학 등을 배웁니다.  4학년때는 약대의 핵심이 되는 약제학, 약리학, 약물동력학 등과 더불어 면역학, 의약화학, 예방약학, 독성학, 천연물약품학 등을 배웁니다.  4학년부터 8개의 연구실에서 약학실습을 진행하고, 6학년 때는 병원실습, 약국실습, 대학원실습 등을 하며 진로를 탐색할 기회가 있습니다.


▶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로 시작한 것 같아요. 제가 간절히 꿈꿔왔던 학교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나가지 못해 아쉬움이 컸어요. 그런데 3학년 2학기부터 오프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소중한 이 시간을 영상으로 남겨 간직하고 남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저는 여유 시간이 생기면 마음 놓고 쉬지 못하고 자꾸 할 일을 만드는 스타일이예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취미로 영상편집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까지도 취미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브이로그와 같은 유튜브 컨텐츠를 많이 보는데, 저의 평범한 일상을 브이로그로 만드니까 일상적인 하루도 특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시작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균관대 약대생 개강 브이로그


▶ 학교생활과 공부량도 많다고 생각되는 데요, 유튜브 업로드와 공부를 같이 하면서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유튜브를 취미 삼아 시작한 것이라 부담을 가지고 싶지 않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선에서 영상을 찍어요. 보통은 시험기간이 아닌 여유로운 기간에 영상을 편집해서 업로드 하고 그 주기도 한 달 정도라 넉넉하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자꾸만 할 일을 만드는 계획형 인간이라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주로 편집을 하는 것 같아요. 플래너 쓰는 게 습관이라서 큰 계획을 항상 짜놓고 그 사이 사이에 할 일을 배분하면서 전반적인 시간 관리를 하는 편입니다.


▶ 유튜브를 통해서 받았던 인상깊었던 질문이나 댓글이 있나요?

질문이라기보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류의 댓글이 있어요. 피트 준비생들이나 고등학생들이 제 영상을 보고 자극을 받고 너무 힘이 된다고 댓글을 남겨 주실 때가 있어요. 제 영상 보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올해엔 약대를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댓글들을 보면 마음이 참 뜨거워져요. 그냥 제가 즐거우려고 시작한 일이 남들에게 이런 영향을 미치고 제가 되려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니, 더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뿌듯하고 감동적인 일인지 새삼 더 느끼게 되었습니다.


▶ 새롭게 진행해보고 싶은 컨텐츠가 있나요?

저는 유튜버로서의 성장을 꿈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처럼 잔잔한 브이로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다양한 컨텐츠들을 시도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이 들어 도전해 본 영상이 입시 Q&A였어요. 처음 학교의 이름을 걸고 시작할 때부터 입시에 대해서 궁금한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진행한 것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새롭게 진행해보고 싶은 컨텐츠로는 학교 투어 영상이나, 제가 뷰티 유튜버는 아니지만 그 분야에 흥미가 많아서 뷰티 컨텐츠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성균관대 약대생에게 물어봐 Q&A


▶ 유튜브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취미로 유튜브를 시작한 거라 야망이나 큰 목표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의무감을 느끼지 않고 이 활동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꾸준히 하는 것이 목표예요. 구독자도 점점 늘면서 영상 업로드에 대한 압박감도 조금씩 생겨 욕심도 내볼까 생각할 때도 있지만, 제가 공부로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라 유튜브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유튜브를 그만 두기 전에 구독자 만 명을 찍는 날이 오면 조금 기쁠 것 같긴 해요.


▶ 현재 갖고 있는 계획이나 앞으로의 목표나 진로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저는 꾸준히 공부를 하고 배우는 것이 재밌어요. 그래서 우선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약학분야의 더 깊은 지식을 쌓고 싶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미국과 같은 제약 선진국에 나가서 더 배우고 싶습니다.  저는 남에게 가르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해서 선생님도 꿈꿔왔는데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를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다가 기회가 된다면 교수까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