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서 온
마르타 곤살베스 연구원

  • 522호
  • 기사입력 2023.08.28
  • 취재 최윤아 기자
  • 편집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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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곤살베스(Marta Gonçalves) 연구원은 우리 대학 SAINT(SKKU Advanced Institute of Nanotechnology)에서 나노 과학기술 박사 학위를 마치고 올해 3월부터 신소재공학부 첨단소재 기술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녀는 8월에 세계화장품학회(IFSCC)에서 주는 '메종 지 드 나바르 젊은 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 상은 화장품 분야의 젊은 과학자에게 2년마다 수여되는 상이며 곤살베스 박사는 ‘클린 뷰티의 진화: 과거, 현재, 미래 탐구’라는 연구 주제로 단독 수상자로 선정됐고 9월 4일 바르셀로나 학회 개막식에서 수여될 예정이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화장품 연구에 열정이 있고 연구 분야에 애정과 확신으로 도전을 즐기는 그녀와의 인터뷰를 담았다.



Q. IFSCC에서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식을 듣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벽 3시에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온 호텔에서 IFSCC 전 회장의 전화를 받고 수상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듣게 된 뜻밖의 결과여서 쉽사리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화장품 분야에 제대로 발을 들인, 오랫동안 기다려 온 순간이었던 만큼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러웠습니다. 대학원 과정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이 될 것 같습니다.


Q. 화장품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이 화장과 피부관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 것을 보며 흥미를 느꼈습니다. 좋은 화장품은 부족한 자신감을 채워주고,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유튜브에서 메이크업 튜토리얼이나 다양한 화장품 리뷰가 담긴 영상들을 보면서 나날이 발전하는 화장품 분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한국 화장품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 화장품의 창의적인 혁신을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점점 화장품에서 느끼는 흥미와 재미가 커지면서 화장품 재료 분야에서 연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습니다.


Q.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첫 논문을 게재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논문을 쓰기 위해 실험 계획을 설계하고 새로운 데이터 분석 방법을 익히고, 과학 논문 작성법을 배우는 등의 일들이 모두 처음이라 낯설었습니다. 실제로 이 시기에 가면 증후군과 불안으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사히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도전적이고 보람찬 여정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Q. 고향인 포르투갈은 어떤 곳인가요?

많은 사람이 포르투갈을 들으면 ‘축구’와 ‘호날두’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 같은데, 맞나요? (웃음) 포르투갈 사람들 역시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지만, 포르투갈은 축구 말고도 활기찬 분위기, 맛있는 요리, 웅장한 랜드마크 등의 다양한 매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저는 포르투라는 도시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도우로 강이 있습니다. 도우로 강은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우수한 품질의 포트 와인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클레리고스 타워, 렐로 서점, 상벤토 기차역과 같은 역사적 유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음식으로는 맥주 소스로 덮인 샌드위치인 프란세지냐가 있는데 제가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입니다. 포르투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항상 추천하는 음식입니다.


Q.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 발을 내디딘 순간, 거대한 초고층 빌딩과 옛 궁전이 대조를 이루는 한국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멋진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편리한 생활 시설과 서비스가 가장 놀라웠습니다. 교통부터 음식 배달, 치안 등은 외국인으로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매운맛은 적응하는 데에 몇 주가 걸렸습니다.


Q. 성대 재학 중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은 무엇인가요?

많은 추억이 있지만, 하나만 선택한다면 졸업식입니다. 포르투갈에 있던 가족이 졸업식을 위해 한국에 오셨고, 함께 캠퍼스를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졸업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하며 힘든 순간들이 결국에는 가치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목표는 한국의 화장품 회사에 입사하여 화장품 연구원으로서 경력을 쌓는 것입니다.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회사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등의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