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서이한 학우

  • 530호
  • 기사입력 2023.12.27
  • 취재 김아인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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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온 서이한(의상학과 23) 학우는 다양한 일에 대담하게 도전하는 삶을 추구한다. 어릴 적 한국 여행의 기억과 한국의 음악 방송을 통해 갖게 된 의상학에 대한 관심이 본교에서의 유학 생활로까지 이어진 그녀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 고향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중국 남쪽에 위치한 저장성에 있는 도시인 중국 타이저우에서 왔어요. 작은 도시라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얼마 전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항저우와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제 고향은 해변 도시라 바다가 예쁘고 산도 많아 풍경이 아름답다는 장점이 있어요. 해산물 요리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요. 미슐랭 레스토랑 브랜드도 있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타이저우에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 가장 좋아하는 타이저우의 해산물 요리는 무엇인가요? 좋아하는 한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해산물을 잘 안 먹기는 해요. (웃음) 그래도 그중에서는 말미잘 요리를 제일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미잘 요리는 말미잘과 당면을 같이 조려서 먹는 요리입니다. 국물 맛이 진하고 깊으면서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까지 있어서 제 취향입니다. 저는 맛집 탐방하는 걸 좋아해서 한국에 와서 맛집을 많이 갔어요. 음식을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편인데 제가 먹어본 한식 중에 꼭 하나를 고르자면 고기와 감자탕인 것 같아요. 보통 젊은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해서 아저씨 입맛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뮤직뱅크 무대와 한국의 예능프로그램, 영화 등을 즐겨봤어요.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중학교 때 한국으로 여행 온 적이 있어요. 그때 갖게 된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서 한국에 직접 가서 친구들도 사귀고 한국의 풍토와 인정을 체험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으로 유학 오게 습니다. 처음 한국으로 여행을 왔을 때 엄마가 농담으로 나중에 한국에서 학교를 다닐 거냐고 물어보셨는데 지금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을 줄 몰라서 꿈만 같아요.



| 인상 깊게 남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있나요?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응답하라 1988이에요. 웃긴 포인트와 러브라인 등등 드라마의 구성이 아주 맘에 들어서 제 인생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해요. 지금은 잘 찾아볼 수 없는 동네 주민들의 친근함을 볼 수 있고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쉬움이 느껴져서 캐릭터의 여러 가지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어요. 골목길 집집들과 캐릭터의 설정도 매우 잘 잡았고 드라마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 모두 너무 좋아서 항상 볼 때마다 웃다 울기를 반복해서 아주 인상 깊어요.



| 의상디자인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어렸을 때부터 한국의 음악 프로그램을 즐겨봤고 프로그램에서 아이돌들의 컴백 무대를 통해 독특하고 개성 있는 패션들을 접하면서 의상학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줄곧 한국에서 패션을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해 왔어요. 어릴 적부터 그림을 배워서 디자인에 대해 전공하고 싶어 의상디자인학과를 선택했습니다.




| 성균관대학교를 다니며 인상 깊었던 행사는 무엇인가요?


학교 축제가 인상 깊어요. 중국에도 대학 축제가 있지만 연예인을 초대하지 않고 한국처럼 이렇게 성대하지 않아요. 어릴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대학이 매년 연예인을 초대해 공연하는 축제가 있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한국에 왔을 때는 중국의 축제 문화와 달라 이런 부분이 실감 나지 않았어요. 그만큼 저에게 학교 축제는 유학 생활에 대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 한국 여행을 해 본 적이 있다면 어떤 여행이 기억에 남나요.


제주도 여행인 거 같아요. 방학이라 유학생 친구들이 다 고향으로 귀국해서 이를 기회로 한국에서 혼자 여행하는 것을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친구들과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저에게는 혼자 여행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어요. 친구들과 여행하면 친구들과의 기억이 남지만 혼자 여행하면 여행지에 대한 느낌이 남아요. 혼자 바다와 일몰을 보러 갔는데 정말 예뻤고 제주도 섭지코지의 바닷가 카페에서 혼자 오후를 보내니 힐링이 됐습니다. 혼자 시장을 구경하다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 친절한 할아버지, 가게 아주머니들이 서비스도 주시고 한국어를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셨어요. 낯선 사람에게 선의를 받아서 행복했어요. 여행을 통해 한국에 대해 또 다른 감정을 갖게 되었고 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의상학과라서 나중에 저만의 패션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었어요. 그런데 다양한 인턴 생활을 해보면서 제가 촬영, 코디 같은 다른 일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공과 직업이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졸업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고 미래의 진로를 찾을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생활을 하며 다른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 보면서 진로를 정하고 싶어요. 그럼에도 저에게 변함없는 목표는 어렵지만 유학하는 동안 한국어를 한국인처럼 할 수 있을 만큼 배우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Life is a playground or nothing. Carpe diem, seize the day",자신의 삶을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마음껏 즐기세요. 또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세요. 여러 가지 일에 용감하게 도전해 보는 거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