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온 왕해닝 학우

  • 534호
  • 기사입력 2024.02.23
  • 취재 김아인 기자
  • 편집 오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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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온 왕해닝(경영 22) 학우는 졸업 전에 인턴 경험을 하려는 목표가 있다. 이 목표를 위해 당시 1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녀는 새내기임에도 대담하게 도전하여 몇 번의 면접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이처럼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고향을 소개해 주세요.


대만은 한국의 남쪽에 있는 섬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있어요. 많은 분이 모르실 수도 있지만, 한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버블티도 대만에서 발명한 거예요. 제 고향은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에 있어요. 타이베이는 한국인들이 자주 가는 여행지 중 하나에요. 타이베이는 수도이지만, 서울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요. 교통 면에서, 타이베이는 면적이 크지 않아 이동 거리가 길지 않아요. 짧은 거리 이동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게 편리한 선택일 거예요. 가끔은 길에 오토바이 숫자가 차보다 많을 정도로 많아요. 타이베이는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아요. 겨울에 눈을 보고 싶으면 특정 시간에 차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야 조금이라도 눈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눈 내리는 로맨틱한 겨울 분위기를 느껴봤어요.



▣ 한국에 오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 유학을 고려하게 되었어요. 케이팝에 흥미가 생겨서 그때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후에는 제가 직접 공부해 보면서 한국어에 대한 흥미가 더 깊어졌어요. 제2외국어를 배우는 동안에도 공부에 대한 동기를 찾아 나갔는데, 저는 제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이 믿음을 동기로 한국 유학을 결정하게 되어서 한국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살고자 했어요.



▣ 경영학과를 전공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경영학과와 미디어학과에 관심이 많았어요. 결국에는 한국 대학의 시스템 때문에 경영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대만에서는 학과가 더 세분돼서 회계학과 기업경영학과 등으로 나뉘는데, 그런 전공들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한국의 경영학과는 기업 경영, 마케팅, 회계 등 다양한 영역을 한 번에 배울 수 있어서 이런 다양성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저는 경영학을 선택했고 대학 생활을 하면서 많은 흥미로운 전공 지식을 습득했어요. 그 선택이 정말로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 한국에서의 학교생활 중 좋았던 점이 무엇인가요?


한국에서 유학생으로 있으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학교에서 다른 나라 출신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것이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학교의 외국인 지원팀은 유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 줘서 좋아요. 이렇게 다른 나라 출신이지만 같은 꿈을 가진 유학생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에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현지 친구들이 맞이해주는 것도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에요. 이런 경험들은 고향에 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1학년 때 한국 학생과 매칭되는 ‘글로벌버디’라는 활동도 있는데 저도 그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계속 연락하는 친구를 사귈 수 있었어요. 성균관대 유학생으로서 이런 다양한 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 반대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두 해는 아주 순조롭게 지냈어요. 큰 문제는 없었지만, 매번 고민하는 것이 수강신청이예요. 대만의 대학들은 대부분 수강신청이 추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성균관대의 수강신청은 마치 콘서트 티켓 예매처럼 선착순으로 진행돼요. 그래서 매번 짜 놓은 시간표가 수강신청 날에 완전히 망가져 버리고 말아요. 이제까지 4학기 동안 한 번도 제가 원한 시간표대로 성공한 적이 없네요. 특히 인상 깊었던 일은 수강신청 날에 제가 휴가를 즐기던 중이었어요. 현지 인터넷의 성능이 좋지 않았고 피시방도 없었어요. 핸드폰으로 수강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이 저는 한 과목만 수강신청에 성공했어요. 그때의 저는 일주일 동안 정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2차 수강신청에서 원하는 과목을 신청하는 데에 성공했어요. 한국 대학교의 수강신청 시스템은 두렵고 머리 아픈 일이지만 어떻게 든 되더라고요.



▣ 한국에서 여행해 본 적이 있나요? 있다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국에서 여러 번 여행을 다녀왔는데, 제가 가본 곳은 부산, 제주도, 수원, 춘천, 속초, 가평 등이에요.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것은 수원 여행이었어요. 수원 1박 2일 여행은 제가 한국에서 한 첫 여행이었어요. 그 당시에 저는 한국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었고, 친한 친구도 없었어요. 추석 연휴 때 혼자 배낭을 메고 ITX를 타고 수원화성에 갔어요. 수원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역사적 건물을 아주 좋아하는데 화성의 사진을 보자마자 바로 기차 티켓을 예매했어요. 그날은 혼자 한옥 카페에서 오후를 보냈고, 그 후로는 계속 성곽을 따라 길을 걸어서 서장대까지 올라가 노을과 야경을 보았어요. 오랜만에 자신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렇게 수원은 저에게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도시가 되었어요.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 때 그곳으로 돌아가면 제 초심을 되찾을 수 있어요. 그래서 그 여행이 저에게 인상 깊은 여행이 되었어요.



▣ 좋아하는 고향의 음식을 소개해 주세요.


요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향 음식은 대만식 훠궈(핫팟)에요. 많은 사람이 훠궈라고 하면 한국에도 매장이 있는 훠궈 프랜차이즈인 하이디라오처럼 백탕과 매운탕으로 나눠지는 모습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만에서는 한 사람당 작은 냄비 한 개에 6,000원 정도에 파는 형태의 훠궈가 흔한 것 같아요. 한 냄비에 한 가지 종류의 국물을 채우고 많은 채소와 훠궈 재료를 넣어 파는 방식이에요. 이게 바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훠궈예요. 가성비도 좋고 영양도 균형 잡혀 있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맛의 따뜻한 국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대만식 훠궈는 제가 좋아하는 해장 메뉴예요. 대만식 훠궈 식당에서 음식에 대해 실망할 확률도 굉장히 낮다고 생각해서 대만 여행을 계획 중인 학우들도 꼭 한 번 맛보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 한국에서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졸업 전에 인턴을 해보는 것이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예요.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 취업에 대해 기대와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졸업장을 받고 나서 진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때 짧은 시간 안에 제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1학년부터 많은 인턴십을 찾아 지원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웃기는데, 어떻게 회사가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1학년 새내기를 인턴으로 뽑으려고 했을까요? 당시에는 운이 좋아서 서류 심사를 통과한 적이 있고 몇 번의 면접 경험을 쌓았어요. 이런 경험들이 3~4학년 때 인턴을 찾을 때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해요. 졸업 전에 인턴을 완료한다면, 나중에 사회에 적응하거나 진로를 찾을 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1년 후에 이 인터뷰를 다시 보게 됐을 때 제가 목표를 이루었으면 좋겠네요.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입학 후에 저를 도와주신 모든 성균관대 학우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동아리에서 함께 놀아준 선배나 후배, 첫 시간 수업에 늦어서 셔틀 자리를 양보해 준 낯선 학우분, 수업 시간에 팀플에서 저를 배려해 준 학우들 등, 여러분 덕분에 저는 지금까지 대학 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어요. 앞으로 기회가 되어서 언젠가 학교 어딘가에서 만나게 된다면, 서로가 그날의 작은 행운이 될 수 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