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세상을 밝힐 <br>세르게이 학우

컴퓨터로 세상을 밝힐
세르게이 학우

  • 319호
  • 기사입력 2015.03.13
  • 취재 김지현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13351

  2015년 2월 27일 성균관대학교 입학식이 진행됐다. 신입생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식에 참가했다. 모든 신입생들은 선서를 하면서 앞으로의 대학생활을 다짐한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2012년 입학식에서 대표로 선서를 했던 학우가 있다. 바로 러시아에서 온 세르게이 학우다. 그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국으로 와 컴퓨터공학을 배우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세르게이는 러시아에서 한인중학교를 다녔다. 이유는 그의 부모님이 그가 일반적인 중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도 부모님의 의견에 동의해서 한인중학교를 다니게 됐다. 그는 중학교에서 한국의 전통과 문화, 언어 등을 배웠다. 그 때부터 그는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서양 나라들과 많은 차이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서양과는 다른 문화를 느껴보고 싶었고 한국이 어떤 나라일지 알고 싶었습니다.” 이런 관심을 계기로 그는 한국에 오기로 결정했다. 그러던 중 그의 중학교 담임선생님이 그에게 유학프로그램을 추천해주었다. 그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2012년 입학식에서 신입생 대표로 선서를 했다. 그는 어떻게 선서 대표자로 참여하게 됐을까? “어느 날 학교 관계자가 입학식 선서를 하겠냐고 물어보려 제게 연락하셨습니다. 처음에는 확답을 드리기가 어려워 대답을 미뤘습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입학식 선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해마다 한 번 있는 입학식에서 선서를 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좋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해서 입학식 선서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는 그 당시의 느낌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선서를 할 때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중요한 자리기 때문에 학생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선서를 할 당시 수백 명의 학생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어서 가슴이 떨렸습니다. 그래서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더 집중해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현재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그가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이전부터 컴퓨터에 흥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대한 그의 관심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저는 고등학교 때 컴퓨터전자과에서 컴퓨터를 배웠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컴퓨터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더 깊게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컴퓨터라는 자신의 적성을 찾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자신의 흥미를 실현할 수 있는 대학교를 찾고자 했다. 그 때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그에게 컴퓨터 분야가 발달한 우리 학교를 추천해줬다. 그는 선생님들의 추천에 따라 우리 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컴퓨터공학을 배우면서 컴퓨터공학만의 매력을 발견했다. “컴퓨터는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미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미로는 나가는 지점을 찾을 때까지 손을 뗄 수 없습니다. 프로그래밍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를 풀 때까지 손을 뗄 수 없습니다. 만약 프로그래밍 도중 교착상태가 일어나면 다시 시작해서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합니다. 이 역시 미로를 푸는 방법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미로를 다 풀었을 때 성취감을 느낍니다. 될 때까지 노력해서 프로그래밍을 해냈을 때도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컴퓨터공학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디지털시대에서 컴퓨터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현 시대는 컴퓨터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세상이 디지털화되면서 컴퓨터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는 한인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일주일 동안 여행 차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에게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은 러시아랑 비슷한 점이 많은 곳이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이랑 러시아가 상당히 다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와보니 러시아랑 비슷한 점이 꽤나 있었습니다. 먼저 한국도 러시아와 비슷하게 사람이 많습니다. 러시아도 출근시간 때의 대중교통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람으로 가득 찹니다. 습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여름에는 두 나라 모두 덥고 겨울 때의 기온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그는 부지런한 한국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 부지런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에서까지 한국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정말 부지런해서 놀랐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오면 조금 쉬면서 공부해도 될 거라 생각했었는데 큰 실수였습니다.”

 그는 한국 생활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으로 지하철에서 만난 할아버지를 꼽았다. “제가 언젠가 지하철을 탔을 때 어떤 낯선 할아버지께서 악수를 하시고 환영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절한 할아버지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 사람들은 정말 친절합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길을 친절하게 알려줬고 학교에서도 제가 기숙사 신청하는 방법을 모를 때 사람들이 자세히 알려줬습니다.” 한국을 즐기고 있는 그였지만 그에게도 한국생활의 불편함은 있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를 잘 몰라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겨울방학 때만 고향에 돌아가다 보니 처음에는 가족들과 친구들도 그리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어를 어느 정도 알게 됐고 생활이 익숙해져서 가족들을 오래 보지 못하는 것도 괜찮아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사회에서 발휘하고자 한다. “저는 컴퓨터공학을 다른 학생들보다 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대 사회에서 제 능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더욱 좋아지게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기업에서 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컴퓨터공학에 일찍부터 뜻을 갖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목표는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