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에서 온 <br>Nissyel 수진 Torres

과테말라에서 온
Nissyel 수진 Torres

  • 320호
  • 기사입력 2015.03.28
  • 취재 김나현 기자
  • 편집 김예람 기자
  • 조회수 12683

  Nissyel 수진 Torres(이하 수진)는 2013년 9월 우리학교에 입학했다. 이국적인 이름 속에 있는 한글 이름‘수진’은 엄마가 우리나라 사람이기 때문에 지은것 같다. 수진은 과테말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나라에서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대학생으로서 한국에 살게 된 그녀는 어떤 경험을 했을까? 머나먼 중앙아메리카 속 나라 과테말라에서 왔지만 한국인을 닮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녀가 한국에 오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어머니는 한국인이지만, 과테말라에서는요 한국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항상 어머니의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많이 궁금했었죠. 대학진학을 고민하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한국에서 대학을 다녀보는 것도 고려를 했습니다. 그때 어머니 사촌의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어요. 어머니의 사촌이 성균관대학교 율전캠퍼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 분이 저에게 한국에 있는 학교로 진학할 것을 적극 추천해주셨고 저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머니의 문화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더 흔쾌히 결정했습니다.”

 수진은 지금 2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다. 심리학과로 전공을 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제가 심리학과를 가고 싶었던 이유는 ‘호기심’때문이었어요. 어렸을 적부터 제 친구들의 마음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했었습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제 친구들의 바디 랭귀지나 제스쳐로 마음을 해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때로 살다보면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 점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심리학과에 관심을 가지고 직업 방향도 그쪽으로 정하게 된 것 같아요.”

 옛날부터 바랐던 심리학과에 입학하고 난 후 감회가 어땠을까? 생각했던 전공공부와 실제로 겪은 심리학은 어떤지 궁금했다. “제가 생각했던 심리학공부는 뭔가 심리학에 관련된 실험이나 실습을 하는 것이었는데 아직 지금은 다양한 심리학 이론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요. 그래도 이 심리학 이론들을 배우는 것도 매우 유익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수진은 혼혈이지만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과테말라에서 보냈기 때문에 아직 한국문화보단 과테말라 문화가 더 익숙하다. 그녀에게 과테말라에서 보냈던 경험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묻자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과테말라 학생들은 오전 7시에 등교해서 수업이 오후 2시에 끝납니다. 그 이후는 학생들이 자신의 취미나 따로 하고 싶었던 활동들을 하게 되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미술클럽, 밴드부활동, 농구, 축구동아리를 했었습니다.

대학교 진학률은 제가 어림잡아 보았을 때 2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취업을 합니다. 나머지는 더 심화된 공부를 위해서 대학교에 진학을 하는 것이죠. 80퍼센트는 바로 취업을 생각합니다. 그곳사람들은 대학교에 가는 이유가 취업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희 어머니도 한국인이지만 저에게 대학교 진학을 강권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생각하기엔 어머니가 굉장히 개방적인 분이세요. 저에게 꼭 대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공부를 더하러 대학교에 간다고 하더라도 저의 선택을 지지해주실 거라고 하셨어요. 저도 제 직업이 심리학자, 심리상담가 같이 심리학 쪽 분야인 걸 고려해서 더 많은 공부를 위해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그녀는 과테말라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문화적인 차이를 느낄까? 흥미로운 시각을 얘기해주었다. “제가 느낀 한국 사람들은 ‘미래’와 ‘결과’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았습니다. 과테말라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항상 실험삼아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에 의의를 둡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그래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행동이 결과뿐만 아니라 집단, 다른 누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것을 강하게 인식하는 것이 이유겠죠. 과테말라 사람들은 가치 판단이 개인주의적이에요.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아무래도 주변 환경이나 조건을 고려한 뒤에 판단을 내려요. 그게 흥미로운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특이하게 봤던 점은 크리스마스를 지낼 때의 모습이에요. 크리스마스는 한국에서는 커플들과 지내는 날인 인식이 있지만 과테말라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명절입니다. 그것도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과테말라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안부 인사를 건네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건 어색해해요. 한국에서는 커피 문화가 굉장히 발달해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같은 길에서도 다른 브랜드의 커피 전문점이 즐비합니다. 생소한 풍경이었어요.”

 2012년 한국에 온지 3년 째, 그녀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는 계속해서 심리학 공부를 할 겁니다. 심리학대학원에 진학해서 박사학위를 따고 한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상담가가 되고 싶어요. 대학교 생활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 목표에요. 가능한 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과 대학을 잘 알고 싶습니다. 교수님과도 친해지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동아리 뿐만 아니라 미술동아리나 여행동아리에 들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