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삶을 위한 여정의 시작<br> 미티포바 아이유나 학우

하나뿐인 삶을 위한 여정의 시작
미티포바 아이유나 학우

  • 340호
  • 기사입력 2016.01.27
  • 취재 이서영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11178

미티포바 아이유나 학우는 러시아 출신으로 작년 9월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이전에 한국어를 배워본 적도 없고 한국에 여행을 온 적도 없다. 특별한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된 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오기까지, 그리고 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어떤 목표로 달려왔는지 얘기해보았다.

그녀는 러시아에서 한국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직업이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기존의 삶을 뒤로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어떤 이유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을까. "저는 러시아에서는 화학을 전공했어요. 2009년에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에 성공했고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어한다고 생각해요. 삶은 단 한 번뿐인데 오직 한 분야에 대해서만 공부하고 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죠.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그녀는 국제사회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많은 나라 중 왜 한국을 선택했을까. "사실 이전에 한 번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와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러시아와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한국이라는 곳에 흥미가 생겼죠. 최근에 러시아와 한국의 국제적 교류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어요. 국제적 기업에 입사해서, 그러한 교류를 돕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왜 꼭 한국에 왔냐고 물어보시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요. 저는 이과적인 분야에 대해 공부했기 때문에 보통 논리적인 과정에 따라 결정을 내리곤 해요. 하지만 한국에 오기로 한 결심은 논리적인 생각에 따라 결정한 것이 아니에요. 그냥 제 직관에 따라 충동적으로 결정하게 됐어요."

화학이라는 공부를 뒤로하고 충동적으로 내린 선택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었을까. "저는 제 선택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해보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이 실수했을 때, 후회를 느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이 선택이 실수라거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녀는 아직 한국에 온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할까.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한국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일단 인천공항이 멋있어서가 첫 번째 이유에요. 그리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 성격이 좋으셨어요. 외국에서 온 저를 잘 대해주셨죠. 한국사람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게 된 계기였어요. 그 후에 느낀 것 중 하나는 한국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거에요. 특히 대중교통 이용이 편하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한국에서는 밤에 외출해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점도요. 러시아에서 밤에 밖을 나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거든요."

그녀는 처음 만난 택시기사님 이야기 외에도 한국인들에 대한 칭찬을 자주 했다. 그녀는 한국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인들은 예의가 바르고 정중해요. 사람들이 저를 잘 알지 못해도 항상 도와주려고 하셔서 놀랐어요. 왜 한국인들은 항상 나를 도와줄까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도 있었죠. 한번은 영어를 못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길을 잃은 저를 도와주고 싶어 했어요. 그럴 때마다 한국사람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라는 걸 느끼죠."

"한국어를 배움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서로 다른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것은 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잖아요. 특히 한국과 러시아는 매우 달라요.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니 한국어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도 알게 돼요. 앞으로 한국에서 살면서 그 경험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 사이 소통의 중심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