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를 극복하다, <br>진디 학우

차이를 극복하다,
진디 학우

  • 353호
  • 기사입력 2016.08.12
  • 취재 김소희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7864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중국에서 온 진디 학우를 만나보았다. 진디는 올해 2월 우리 학교 소비자가족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외국인 유학생 지원팀에서 일하고 있다.

어릴 적 진디는 H.O.T의 팬이었다. H.O.T 덕분에 한국에 대한 로망이 생겼고, 유학 행을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후에 한국 드라마를 통해서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물론 한국 유학 행을 결정한 이유가 그것 하나뿐 인건 아니에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보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훨씬 적다는 점, 중국과 가까운 나라라 나중에 협력할 일이 많아질 거라는 점도 중요한 이유였지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이라 하면 K-POP과 드라마 같은 문화적인 이미지가 떠올라요.”

한국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언어적 문제가 가장 컸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어민만큼 잘 하지 못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특히 중국어에는 존댓말이 없어서 한국어로 존댓말을 할 때 실수를 많이 했어요.”

문화적 차이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었다. 우선 한국에 온 뒤로 외모에 대해 더 신경 쓰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꾸미지 않고도 외출하곤 했지만 한국에서는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이겨냈죠.” 친구들에게서 들은 무서운 한국 직장문화도 걱정거리였다. “한국의 직장문화는 수직적인 상하관계와 잦은 야근으로 묘사돼요. 나이가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도 그렇지요. 지금은 인턴학생이라 괜찮지만 나중에 진짜로 취업했을 때 이런 직장문화가 걱정되는 건 사실이에요.”



외국인 유학생 지원팀(Office of International Student Services, OISS)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의 입시, 비자, 생활지원, 취업지원과 관련된 일을 맡고 있다. 진디는 그 중 입시와 생활지원업무를 한다. 외국인 유학생 모집요강과 공지를 번역하고, 학생들의 문의사항에 답변하는 등의 일을 한다. “아무래도 중국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많이 오기 때문에 중국학생을 상대 하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은 다른 나라의 학생들도 늘고 있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학교 홈페이지의 인턴학생 채용공고를 보고 외국인 유학생 지원팀에 지원하게 되었다.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한국의 조직문화를 접할 수 있고 용돈도 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같이 일하는 분들께서 잘 대해주시고, 정시퇴근이 가능해서 좋아요. 하지만 외국인 전형 기간에 지원자가 몰리면 업무량이 늘어나고, 전화 상으로 아무리 안내를 해도 막무가내인 학생들이 많아 곤란할 때도 있어요.”

한국에도 곧 익숙해져 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남아 있다. “한국에는 중국에 대한 선입견이 많아서인지 한국인을 대할 때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돼요. 그 때문에 한국인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많이 놓쳤어요.”

인턴 근무를 하면서도 다양한 일이 있었다. 몇몇은 진디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한국인 직원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오랫 동안 쌓인 선입견을 한번에 없애기는 쉽지 않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 모습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창업이에요. 한국에서 활동할지, 중국에 귀국해서 활동할지는 아직 못 정했어요. 당장 창업을 하기엔 경험이나 금전적인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죠. 그래서 우선 취업을 한 다음에 창업하려고 해요. 한국에서 국제 마케팅이나 무역과 관련된 분야에 취업하면 좋겠습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여유를 잃고 싶지 않다는 진디, 그녀의 도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