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궁금해<br> 앨리스 학우

한국이 궁금해
앨리스 학우

  • 357호
  • 기사입력 2016.10.13
  • 취재 김소희 기자
  • 편집 강지하 기자
  • 조회수 7864

앨리스는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우리 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프랑스에 있을 땐 경영학을 공부했다. 스포츠를 좋아해 조깅과 배구를 즐긴다. 그녀가 처음부터 경영학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되는게 꿈이었어요. 2년정도 준비하다가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수험 공부를 하면서 의사라는 직업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결과적으로 경영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매우 만족해요. 굉장히 열려 있는 학문이라 졸업 후 진로도 다양하구요. 프랑스에서는 대학이 5년제인데요, 경영학과 학생들은 4학년이 되기 전까지 세부전공을 정하지 않고 다양한 과목을 경험해요. 그 때문에 회사들도 경영학 전공자를 선호하죠.”

앨리스는 아시아권 국가에 가고 싶었다. 한국은 다양한 방면에서 사업확장을 하고 있고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나라였다. 프랑스에 있을 때 주변 사람들도 한국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지난 8월, 앨리스는 한국에 첫발을 디뎠다. “서울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컸어요. 파리보다 커서 놀랐어요.”

처음 밟는 한국 땅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의사소통이 가장 큰 벽이었다. “사실 식당 메뉴판에 그림만 있어도 대화가 훨씬 수월해요. 가끔은 그림이 있어도 헤매기도 하지만요. 아침 6시에 이태원에서 택시 잡는 건 항상 어렵고요. 언어적 어려움은 어쩔 수 없이 정면으로 부딪치게 되는 것 같아요. 음식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죠. 매운 음식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밥이나 면 말고 프랑스 요리가 먹고 싶을 때도 있거든요. 이제는 어느 게 안 매운 음식인지 잘 찾고, 한국 음식에도 길들여져서 괜찮아요.”

앨리스는 한국에서 새로움을 찾는다. 수업을 5과목만 듣고, 친구들과 한국 곳곳을 여행 다니며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저번에는 속초에 다녀왔고, 이번 주말에는 신촌, 다음 주는 제주도에 갈 예정이다.



아시아권 국가인 한국과 유럽권 국가인 프랑스. 양국 간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앨리스가 한국에서 느낀 문화적 차이에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첫 번째는 수업 분위기에요. 프랑스의 수업에서는 굉장히 자유롭게 자기의 의견을 말해요. 가끔은 학생들끼리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교수님이 ‘이제 그만!’이라고 끊어줘야 할 때도 있어요. 좋게 말하면 프랑스의 대학생들은 참여를 많이 하는 거죠. 칠판 앞에 나와서 연습문제를 풀거나, 수업 중에 서로 토의 토론하고 교수님에게 질문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요.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아서 놀랐지요. 두 번째는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이에요. 프랑스에선 길거리에서 키스하거나 껴안지 않거든요. 한국에선 그런 행동이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나 봐요.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셋째로 음식이 매우 달라요. 한국에서 메인 요리라 하면 밥, 면류가 대부분인데 프랑스는 그보다 훨씬 다양해요. 한국음식도 좋지만 가끔 프랑스 음식이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마지막으로 가게들의 영업시간이에요. 한국에서는 밤늦게까지 열려 있는 가게가 일반적이잖아요. 프랑스에선 24시간 편의점이나 주말에도 문 여는 가게가 흔치 않아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국의 가게들이 편리하지만 오래 영업하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과 서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요. 내게는 한국 생활이 큰 기회이기 때문이죠. 프랑스는 먼 나라고, 모든 사람에게 4개월이나 이곳에서 지낼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