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lenge yourself! <br>모건 뱁스트 교수

Challenge yourself!
모건 뱁스트 교수

  • 363호
  • 기사입력 2017.01.11
  • 취재 이종윤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11462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모건 뱁스트 교수를 만나보았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그는 어떤 성대생활을 보내고 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로스쿨 진학을 계획하던 때였어요. 친구가 한국에 있는 SAT 학원에서 일한다고 하더군요. 같이 학생을 가르쳐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어요.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한국행을 결정했습니다. 1년 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학생들을 가르쳤죠. 그 후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했어요. 여행에 여윳돈을 다 쓰면서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받아야 했죠. 마침 전에 일했던 한국의 학원에서 다시 와달라는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또 한국 땅을 밟으며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죠.”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은 교육자의 길을 걷는데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로스쿨 진학을 계획했었죠. 그러나 한국에서 교사로 지내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결국 로스쿨 대신 교육대학원을 선택했습니다. 후에 한국에서 MBA 과정을 밟기도 했죠. 그러나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어요."

그는 성균관대학교에 남은 이유도 덧붙였다. “성균관대학교는 한국 최고의 대학입니다. 교수들의 자질뿐만 아니라 특히 영어교육과정에 있어서요. 대다수의 대학교는 회화에 치중하여 영어 수업을 진행합니다. 회화 수업에서 학생들은 가시적인 발전을 이루기 힘들어요. 교수 또한 상대적으로 보람을 덜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영어쓰기와 발표 수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죠. 학생들은 대부분 마지막 과제에서 첫 과제에 비해 확연하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성취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교수로서 굉장히 보람 있고 만족스럽습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만 5년. 모건은 총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만난 만큼 수업에 대한 철학도 남다르다. “저는 현재 영어쓰기와 영어발표를 가르치고 있어요. 최근까지 시사 문제를 다루는 수업과 경영 수업을 하기도 했죠. 항상 학생들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 모든 수업을 이메일 쓰는 방법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학생들이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가르치고자 하죠. 수업자료를 준비할 때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우선적으로 고려해요. 학생들의 흥미를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업자료는 학업의 지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매번 학생들이 실수하는 부분도 정리해서 보충하죠. 제 수업자료는 진화하고 있어요.”

수업에 대한 열정이 큰 그에게 앞으로 하고 싶은 수업이 있냐고 물었다. “공상과학 소설을 다루는 문학 수업을 해보고 싶어요. 현재 학교에는 전통적인 영문학 수업만 있어요. 그런데 20세기 초·중반 공상과학 소설들도 아주 흥미롭거든요. 저도 즐겨 읽습니다. 특히 1940년대, 1950년대 공상과학 소설들은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닮아 있어요. 한국의 현재 화두인 민주주의나 여성 인권에 관련한 이야기를 다루죠. 물론 우주선 같은 재미있는 요소들도 나옵니다. 학생들도 재미있게 읽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학점에 관한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꺼냈다. “학생들을 평가할 때 공정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영어발표 수업에는 더욱 신중을 가해요. 학생들이 저를 학점에 관대하지 않은 교수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확실히 제게 좋은 학점을 얻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절대평가로 성적을 산출하기 때문이죠.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가 옳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날은 버스에서 만난 학생이 예전에 반 전체에 F를 주지 않았냐고 하더군요. 물론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다른 교수들과 비슷합니다. 학교 평균에 근접하게 학점을 주는 편이에요. 하지만 학생들이 제 수업을 도전이라고 여긴다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학생들의 능력을 알고 있어요. 훌륭한 학생들에 맞춰 수업을 하는 겁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간 외에는 무엇을 하고 지낼까. 그의 취미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매주 금요일 에릭 피게로 교수와 국제관 근처에서 드론을 날려요. 비디오 게임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죠. 새로운 맛집을 찾아다니고 여행도 자주 다녀요. 서울을 자전거로 여행한 적도 있어요.”

그는 학교 근처의 놀러가기 좋은 곳을 소개했다. “낙산은 정말 아름다워요. 물론 북한산이나 남산도 아름답지만 낙산이 가장 가깝죠. 24시간 올라갈 수 있어요. 밤에 낙산 꼭대기에 앉으면 서울 시내가 다 보여요. 친구와 함께 가기 좋은 운치 있는 곳이죠. 동대문에도 재미있는 곳이 많아요. 특히 동대문의 러시아 거리를 추천하고 싶네요.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그는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하는 척만 하지 말고 진짜 무엇인가 해 봐요. 하는 일에 대해 진실하게 노력을 쏟아 봐요. 교수가 요구하는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어요. 편법을 이용해서 쉽게 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아요. 교수를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을 속일 수는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