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좋아요! <br>데니스 칼라 카치마즈

한국이 좋아요!
데니스 칼라 카치마즈

  • 366호
  • 기사입력 2017.03.02
  • 취재 이가은 기자
  • 편집 최재영 기자
  • 조회수 9130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독일에서 온 데니스 칼라 카치마즈 학우를 만났다. 미소가 아름다운 데니스는 자신의 한국 생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며 우리 성균웹진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국어국문학과에 교환학생으로 온 파란 눈 외국인. 그녀의 성대 생활을 한 번 들여다보자.

데니스는 어쩌면 특이한 경우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일본어와 한국어를 복수 전공하고 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그녀가 어떤 계기로 아시아의 두 언어를 전공할까. “전 원래 언어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릴 때 한국 문화에 앞서 일본 문화를 접했는데, 흥미가 생겨 일본 문화에 대해 더 찾아보다가 한국 문화까지 눈 뜨게 됐죠. 한국과 일본 문화에 대해 알아갈수록 두 나라의 언어도 더 깊게 공부하고 싶은 생각을 한것 같아요.” 두 언어를 복수 전공하는 만큼 교환학생으로 오기 이전에 한국과 일본, 둘 중 어디로 갈지 꽤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녀의 답은 간단했다. “일본도 일본의 매력이 있지만 저는 한국에 더 끌리더라고요.”

데니스는 한국의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독일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땐 주로 독해, 단어, 문법에 대해서 배웠어요. 말하기도 배우긴 했으나 연습할 기회는 부족했어요.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좀 더 늘리고 싶다는 것이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해요. 하지만 한국 사람들과 직접 교류하고 그들의 일상생활 문화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도 한 몫 했어요.” 데니스는 한국 음식, 패션 등 일상생활 문화에 두루 흥미를 느낀다고 했다. 한국에는 매운 음식이 많은데 그런 음식도 그녀의 입맛에 맞을까. “전 매운 음식 좋아해요. 먹으면 입에서 불나는 볶음 라면도 먹어봤어요. 그 라면을 사려고 계산대에 가져갔을 때 점원이 ‘그거 되게 매운데 괜찮겠어요? 정말 이게 먹고 싶은 거예요?’ 라며 연거푸 묻더라고요. 그런데 먹어보니까 괜찮던데요? (웃음)” 그녀는 이런 일상생활문화에도 관심이 많지만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상당히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공부 해보니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한국 역사가 매우 흥미로웠어요. 특히 남북 분단에 대한 부분을 공부할 땐 더욱 관심이 가더군요. 남북한이 겪는 갈등과 비슷한 역사를 우리 독일도 겪었으니까요.”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그녀는 자신이 한국에 발을 디딘 것이 실감나지 않더라며 한국 생활 시작할 때의 소감을 밝혔다. 생각보다 한국의 사계절이 너무 뚜렷해서 신기하기도 했다며 말을 덧붙였다. 독일보다 여름엔 더 덥고 겨울엔 더 추운 것 같다고 했다. 독일에서부터 한국에 대해 공부한 덕에 한국 문화가 낯설거나 불편한 것은 딱히 없었다고 했다. 그녀는 밝은 얼굴로 한국 생활의 대부분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전 한국에 와서 딱히 불편을 겪은 기억이 없어요. 이곳은 독일보다 전철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이용하기도 쉽고 편해서 좋아요. 서울의 다양한 곳들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가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교통이 편리해서도 그렇겠지만 서울의 주요 명소들이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모여 있어서 다니기 좋더라고요. 이 점이 매우 마음에 들어요.”

한국 생활에 대부분 만족하는 그녀지만, 한국에 오기 전 기대했던 것보다 한국 사람들과 직접 만날 기회가 적은 것은 좀 아쉽다고 했다.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며 학교생활을 그들과 보내다 보니 한국인 학생들과 부딪힐 기회가 적더라고요.” 이에 덧붙여 외국인인 자신을 부담스러워해 먼저 다가오지 못하는 학우들이 많아 본인 역시 조심스럽다고도 했다. “지난 1월 설맞이 연탄 나르기 행사에 참여했었는데 저와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인 학생들이 섣불리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언어 장벽으로 인한 불통을 걱정해서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언제든 한국인 친구들을 사귈 마음이 열려있으니 그런 걱정은 접어두고 함께 해주면 좋겠어요.”

데니스는 성균관대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성균관대에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수업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어요. 예전부터 듣기를 성균관대가 한국에서 손꼽히는 좋은 대학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성균관대를 선택했어요.”

한국어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그녀여서 일까. 인터뷰하며 그녀가 수강하는 한국어 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짧은 기간 안에 다루는 양이 꽤 많아서 마냥 재밌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노력을 많이 들이는 만큼 배우는 것이 많아서 좋아요.” 데니스는 자신이 수강하는 한국어 프로그램 박지민 선생님을 성균관대에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사람으로 꼽기도 했다.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려고 정말 노력하시거든요. 수업에 대해 질문하면 열성적으로 답해주시곤 해요. 더군다나 친절하시기도 하고. 전 박지민 선생님이 정말 좋아요.” 한국어 프로그램 이외의 학업에 열정적인 그녀는 성균관대에서 수강한 수업 중 아시아 문화 입문 수업이 매우 좋았다고 했다. “한국의 정치, 문화, 인구 이런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문화와 많은 접점이 있는 중국 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한국에 대해 공부하면서 중국 문화에 대해 이렇게나 공부하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 수업을 들으며 중국 문화에 대해 알게 될 뿐 더러 이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데니스는 공부에도 열정적이지만 여가는 여가 시간대로 즐길 줄 아는 활발한 학생이다. 그녀는 한가할때 주로 운동을 하거나 서울의 이곳저곳을 탐방하곤 한다. “학기 중엔 달리기를 많이 해요. 공강 시간에 경영관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하기도 하죠. 북한산에 등산을 가기도 했어요. 이렇게 운동하는 게 아니면 친구들이랑 쇼핑을 가거나 맛집 탐방을 떠나곤 해요.” 그녀는 이대, 신촌, 홍대 등 서울의 핫플레이스를 자주 찾곤 한다고 했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얘기에 약간 신이 난듯한 그녀의 얼굴에서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서울의 궁궐에도 몇 번 다녀왔어요. 학교랑 가까워서 가기 좋은 것 같아요.”

그녀가 서울에서 다녀본 곳들 중 과연 어떤 곳이 가장 인상 깊었을까 궁금했다. “한국어 프로그램을 같이 듣는 친구들과 함께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곳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곳은 우리 학교 주변에서 보던 서울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의 서울인 것 같아서 새로웠어요. 우리 학교 주변은 궁궐도 있고 전통적인 모습이 많다면 그 곳엔 MBC 건물을 비롯해서 높은 건물들이 많더라고요. 주로 한국 방송에 나오는 도시 ‘서울’의 모습인 것 같았어요. 한국에 오기 전 제가 매체로 접했던 한국의 이미지에 더 가까운 곳이 아니었나 싶어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물었다. “서울 말고 다른 지역에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특히 제주도에 가보고 싶어요. 여행을 가보는 것 말고도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한국말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저는 한국 사람들의 일상생활 문화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거든요. 한국인들과 가까이 지내며 그들을 더 많이 이해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국이 좋아서 교환학생이 끝난 다음에도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데니스. 그녀의 즐거운 한국생활을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