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포기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온 미나 학우

  • 407호
  • 기사입력 2018.11.07
  • 취재 이민영 기자
  • 편집 양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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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중국 신강 위구르 자치구에서 온 미나(영어 이름 : GULIMILA ABUDUREYIMU) 학우를 만나보았다. 미나 학우는 현재 성균관대 의과 대학에서 피부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그녀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자.


 그녀는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의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해외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을 꿈꿔왔다고 한다. “고등학생때 저의 목표는 의사가 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졸업 후 신장의과대학 산부인과에 입학해 아동위생을 전공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계속 열심히 전공 공부를 하고 방학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시간을 쪼개가며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취직하고 결혼하는 것이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었는데 저는 그렇게 살기보다는 외국에 나가서 해외 학교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 후에 결혼하면 제 아이들에게 뛰어난 선진 교육과 선진 문물을 보여주면서 교육을 시키는 것이 저의 꿈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했죠”


 미나 학우는 그녀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여자 혼자서 외국생활을 하는 것은 다들 아시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집안의 반대도 있었고 또 소수민족이었던 저에게는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었어요. 아무래도 유학을 하려면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 많은 비용을 부담할 여건이 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저는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 가서 피부과 전공에 대해 더 배우겠다는 결심을 더 확고히 하고 유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2번의 사기를 당했고 많은 돈을 잃게 되었죠.”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미나 학우는 결국 한국에 올 기회를 잡았다. “그렇게 힘든 와중에 저와 비슷한 꿈을 가진 한 남학생을 만났어요. 저와 같은 의과 대학에서 임상 의학과를 전공하고 있었고 한국에서 성형외과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싶어했죠. 서로 꿈꾸는 미래가 같아서 인지 저희는 금방 친해졌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했어요. 그렇게 같이 공부하면서 친해지고 2010년에 결혼했어요. 그리고 우루무치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인 부부를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의 도움으로 2011년 한국에 올 수 있었어요.”


 남편과 함께 한국 유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힘든 점도 있었다.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외국 생활을 할 때 언어 차이, 문화 차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하루에 3~4시간 자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어학원 수업을 들으면서 1년동안 최선을 다해 대학원 입학을 준비했어요. 그렇지만 대학원 입학금은 너무 비쌌고 저희 부부가 같이 공부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남편이 먼저 공부하기로 했고 2013년 남편은 서울대 의과 대학에 입학해 성형외과학 전공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저는 가족을 위해서 뒤에서 힘이 되주었고 아이 유아활동을 하면서 살고 있었어요.  수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제가 원하는 대학원을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공부는 조금 늦어졌지만, 그동안 한국에 살면서 계획을 잘 세워두어서 유학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그녀는 낯선 나라이지만 한국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한국사람들은 너무 친절했어요.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지금까지 낯선 타국인 한국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 물론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힘든 점은 아니었어요. 저와 제 고향 가족들은 이슬람 종교라서 돼지고기와 술은 먹지 않아요. 그런데 한국은 삼겹살에 소주를 자주 즐기는 문화가 있더라고요.  처음 한국에서 생활 할 때는 삼겹살과 소주를 권하는 경우가 있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냥 문화의 다양성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이런 일로 힘들지는 않았아요. 이런 문화적인 차이가 아닌 다른 이유로 때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저를 도와주신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녀는 올해 성균관대학교 피부과에 입학해 그녀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저는 2018년 3월에 성균관 대학교 피부과에 입학했어요. 제 고향에는 피부과를 전공한 인재들이 많지 않아서 제가 해보고 싶었어요. 고향은 건조한 기후에 사막이 많고 아직 미용에 대한 인식이 적어서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아, 성균관대학교는 한국에서 가장 전통있는 대학으로 알고 있고 가장 한국적인 대학이라는 점이 저를 성균관 대학교로 이끌기도 했어요. 성균관대 의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삼성병원에 다닐 수 있다는 장점 역시 마음에 들었죠.”


 미나 학우는 피부과 전공을 하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저는 현재 삼성병원 피부과 교수님 밑에서 손톱 질환의 진단과 진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 성균관 대학교에서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면서 동시에 한국에서 진행되는 모든 피부과 학회에 참가해 보고 싶어요. 그렇게 한다면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뒤 학교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가 피부에 관련하여 고민이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한국의 선진적인 기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나 후배, 학생들에게까지 그 기술을 전수해 주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의료 협력을 맺을 수 있도록 힘쓰고 싶습니다.”


 “우선 저와 같은 학생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제 지도 교수님 이신 이동윤 교수님께도 감사해요.  제게 신경써주시고 잘 가르쳐 주시거든요.  제가 외국 학생이지만 한국 학생들과 똑같이 잘 해주세요. 앞으로도 저와 같은 외국인들이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에 나가 활동하는 자랑스러운 성균인의 모습을 많이 보고 싶어요.  저희와 같은 학생들을 모델로 삼고 그분들과의 네트워크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글로벌 시대인 만큼 좋은 한국 친구들과 세계 각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함께 모여서 같은 꿈을 꾼다면 그 꿈은 더욱 커지고  곧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그러니 우리 모두 사이좋게 지내며 함께 미래를 꿈꿔 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