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온 모모세 타마요 학우

  • 485호
  • 기사입력 2022.02.13
  • 취재 박정원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 조회수 9158

바다 너머를 자꾸만 상상하곤 하는 요즘이다. 해외로 건너가기가 워낙 힘들어져 이국적인 요소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인기를 얻고 있다. 타국에서의 하루, 혹은 몇 달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다. 잠시간의 여행을 다녀온 기억은 대다수가 갖고 있을 법하다. 하지만 그 기간을 해 단위로 늘리면 어떨까? 몇 년 동안이나 고향을 떠나 해외에서 생활해본 사람은 확실히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한 사람이 타국에서 보내는 수년간의 시간이 어떤 경험으로 채워져 있는지 들려줄 학우를 인터뷰했다. 일본에서 온 모모세 타마요 학우의 이야기에 함께 귀를 기울여보자.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19학번 모모세 타마요(百瀬珠世)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왔습니다. 저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요즘 <그 해 우리는>이라는 드라마를 즐겁게 봤어요.



▶ 학우님의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일본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은 것 같아요. 일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도 많고요. 그리고 일본에 오시는 분들께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온천편의점입니다. 일본은 화산이 많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또한 일본 편의점에서 파는 음식 등은 수준이 매우 높다고 생각해요. 일본에 오시면 꼭 가 보시길 바랍니다.


▶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저는 한국에 온지 거의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원래 한국 드라마나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침 부모님 친구분이 한국 분이셔서 그분 소개로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어요.


▶ 한국의 첫인상이 궁금해요.

눈치를 보고 돌려서 말하는 일본 사람 특유의 성격과 달리 한국 사람은 직설적으로 말을 해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무섭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 친구들과 지내며 직설적으로 말해줌으로써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더더욱 잘 보이는 것 같아 좋다고 생각해요.


▶ 한국어를 공부해온 과정을 들려주세요.

한국에 와서 어학원에서 1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한 다음 일반 학교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1년 동안 한국어만 공부하는 것보다 실제로 한국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지내면서 더욱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습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들이 자세하게 알려주곤 했어요. 그 덕분에 고등학생 때 전교생이 참가한 환경 글짓기 대회에서 동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토픽 6급도 그 해에 딸 수 있었죠.



▶ 앞서 언급한 한국 친구들과의 특별한 추억이 있나요?

고등학생 때 이야기인데요. 그때 친했던 친구가 하굣길에 저에게 갑자기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준 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는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고, 특히 한국사 공부를 많이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일본과 일본인을 안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또 저와 친구가 되면서 일본인의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친구는 “일본은 과거에 잘못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본 사람들이 나쁜 건 아니고, 타마요 같은 착한 친구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해줬어요. 그 말을 듣고 저는 너무 기뻤고, ‘나’라는 존재가 일본 사람의 이미지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로 역사가 길다는 점이었습니다. 600년의 역사를 가진 성균관에서 공부를 함으로써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더 깊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둘째로, ‘세계를 이끄는 창의적인 리더를 키워낸다’는 교육이념과 제가 앞으로 목표로 하는 모습이 같았기 때문에 성균관대학교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 남은 대학생활 중 이루고 싶은 일이 있나요?

여러 나라에서 성균관대학교에 온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문화 인식의 폭을 넓히고 싶어요.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온라인으로 교류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세상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행복한 일은 많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사소한 행복을 찾으면서 꽃길만 걷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