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온 마힌 미르샴스 학우

  • 489호
  • 기사입력 2022.04.11
  • 취재 박정원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 조회수 6589

나와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색다른 흥미를 유발한다. 그것은 이국적 정취에서 전해지는 감상의 일종일 수도, 혹은 새로운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탐구심일 수도 있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 만나볼 학우는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강한 열망의 소유자다. 이란에서 온 마힌 미르샴스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제 이름은 마힌(Mahin Mirshams)이고 한국 나이로는 27살이에요. 이란에서 온 페르시아인입니다. 고향에서는 수도 테헤란의 아미르카비르 공과대학에 다녔어요. 컴퓨터 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경영학 석사 과정에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건 다른 문화에 대해 배우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박물관과 역사적인 장소를 방문하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요. 만화도 즐겨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란에는 산이 많아서 등산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Q. 학우님의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이란은 매우 오래된 나라여서 역사가 기원전 2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중동에 위치한 이란은 터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나라와 이웃해요. 북쪽의 카스피해와 남쪽의 페르시아만으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에는 산맥과 사막이 있어 자연과 기후의 모든 면에서 환상적인 나라랍니다. 어떤 도시에서는 단 30분 동안 차를 타고 지나가기만 해도 산 위의 눈과 강가의 꽃, 정원의 과일과 도시 곳곳의 다채로운 나뭇잎 등 사계절을 모두 볼 수 있어요.


이란 사람들은 많은 왕들이 존재하는 긴 역사를 겪어왔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왕은 키루스 대왕으로 아케메네스 제국의 창시자예요. 키루스 대왕은 키루스 실린더라고 불리는 인간과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인권선언문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는데, 고대 페르시아 문자인 쐐기문자로 쓰여 있어요. 키루스 왕조 궁전의 흔적인 페르세폴리스는 시라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란에서 꼭 가봐야 할 장소 중 하나예요. 위대한 역사 외에도 이란에는 유명한 이야기와 설화가 많아요. 흥미로운 건 그 이야기들이 전부 시집에 들어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를 외우는 것을 좋아해요. 가장 유명한 페르시아 시인은 피르다우시입니다. 그의 책 샤나메는 우리가 지금까지 페르시아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죠. 그는 이 책을 쓰는데 30년을 들였고 오직 페르시아어만 사용했답니다. 로스탐과 같은 페르시아 영웅 이야기와 사랑 이야기로 채워져 있어서 모든 독자들에게 스릴을 줄 거예요.



또한 이란은 독특한 달력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봄의 첫날인 3월 21일에 새해를 맞이하는데, ‘새로운 날’이라는 뜻의 나우루즈라고 부르죠. 이란에서 가장 중요한 휴일로 총 13일간 이어져요. 이란에는 13일 동안 식탁을 꾸며 두는 ‘하프트 신’이라는 전통이 있어서 식탁에 둘러앉아 멋진 새해를 기원해요. 이란은 문화가 다양해서 각 지방에서 다른 방식으로 기념할 수도 있지만 하프트 신은 공통적입니다.


음식은 해산물부터 양고기, 단 음식부터 신 음식까지 다양합니다. 이란에서는 보통 밥이나 빵과 함께 식사를 하고 사이드 메뉴로 요거트를 사용해요. 또 야채와 고기를 함께 요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고기와 콩, 허브를 넣은 신 스튜인 고르메 싸브지를 제일 좋아해요. 영혼이 나갈 만큼 맛있는 간식도 있답니다! 이란에 도착해서 라바샥(Lavashak)을 주문하면 제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북쪽을 방문해서 바다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세요. 낙타를 타고 야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야즈드에 방문해보세요. 야즈드의 역사적 장소들에 가보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페르시아 블루 장식이 있는 아름다운 모스크를 감상하고 싶다면 이스파한으로 가야 해요. 마지막으로 화려한 호르무즈 해안도 있습니다. 훨씬 많은 곳들이 있으니 직접 와서 보시기를 추천해요.


Q.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석사과정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기 위해 올해 1월에 한국에 왔습니다. 동양의 기술과 문화를 모두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아시아 국가 출신이지만 중동과 동양 국가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어요. 또한 한국이 경제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곳에 올 이유가 충분했죠.


Q.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해요.

2009년 10월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어요. 그때 저는 겨우 13살이었고 가족들과 여행하러 왔었죠. 우리는 대전에 머물렀고 서울에서 이틀을 보냈어요. 너무나 재미있었고 한국이 정말 좋아졌어요. 사람들의 친절함과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했고 특히 떡에 푹 빠졌답니다. 그리고 화장실부터 서빙 로봇까지 디지털화된 모든 것이 매우 좋았어요. 쓰레기통이 거의 없는데도 거리가 얼마나 깨끗한지 몰라요. 그래서 귀국했을 때 한국 드라마를 더 찾아보고 K-POP을 들으면서 한류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Q.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최근에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방문했는데, 인문사회캠퍼스에서 꽤 가까워요. 이 박물관 건물은 한국의 전통적인 주택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처음엔 매우 작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사실 전시 부분 전체가 지하에 있어요! 길에서 나는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이런 식으로 지은 것 같습니다.



배 위에서 노래하는 제주도 할머니들부터 한복을 입고 노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부르는 민속음악을 접했어요. 저도 모르는 새 2시간 반이나 흘렀을 정도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농사를 짓고, 일기를 쓰고, 줄을 꼬고, 아기를 돌보는 등 모든 일마다 민요가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박물관이 인터랙티브한 곳이어서 매우 신났어요. 작은 스피커를 들고 노래를 듣거나 몇몇 장소에서는 악기를 연주하고 가사를 맞히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방문하게 되어 너무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Q. 어떤 계기로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되었나요?

작년 대학 홈페이지에서 교환 프로그램을 확인하던 중 성균관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가 '성균관 스캔들'이었기 때문에 필요조건이 궁금해졌어요. 그러다 보니 성균관대가 삼성, 그리고 훌륭한 경영학 교수님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지원하기로 결심했죠! 한국에 살기 시작한 건 올해 1월 26일부터예요.


Q. 현재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의 전공은 경영학입니다. 본교의 전공과는 달리 저는 창업을 하길 원해서 경영학을 선택했기에 그 방법을 꼭 배우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을, 학사 때는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저는 경영과 비즈니스 개념은 낯설었습니다. 항상 경영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을 즐겼지만 깊이 알아볼 기회는 없었죠. 이제 지식을 더 많이 배웠기 때문에 개념들과 인간 생활의 기술적 측면 사이의 연결이 보입니다. 그런 점들이 제가 학습한 것을 실제로 활용하려는 열망을 심어줘요.


Q. 한국에 사는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최소한 일상에서 쓸 정도의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요. 또 부산에 가본 적이 없어서 꼭 가보고 싶네요. 좋은 경험을 남기기 위해 많은 친구를 사귀는 것, 그리고 좋은 성적도 중요하죠! 아, 그리고 북한산도 올라 보고 싶어요! 행운을 빌어주세요.


Q.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환영해주고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성균관대학교에 들어오기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여러분과 함께 공부하게 되어 정말로 기쁩니다. 그리고 저는 이란 학생들을 대표해서 여러분을 이란에 초대하고 싶어요. 아주 재미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보장하니, 원하실 때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해주세요! 제가 안내해 드릴 테니 함께 맛있는 식사 즐겨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