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도 타이 넝 연구원

  • 491호
  • 기사입력 2022.05.14
  • 취재 박정원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 조회수 5944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어떤 지역에서는 30도에 다다른 여름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푸른 산에서는 꿀벌이 사라졌다. 공원의 꽃은 빠르게 피었다가 금세 져버렸다. 기후 변화는 일상 속에서 우리에게 작은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한편 누군가는 이 신호를 알아차리고 해결책을 찾아 연구를 거듭한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환경을 위한 연구에 아낌없는 노력과 열정을 쏟아붓는 학우를 만나보았다. 도 타이 넝 학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학생 도 타이 넝(Do Thai Ngan)이라고 합니다.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대학원생이에요. 저로 말하자면 최선을 다하는 데 있어 에너지가 넘치고, 집중력 있고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입니다. 보통 바쁘게 살아가며 목표를 진심으로 좇고 싶어해요. 여행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입니다. 세계의 새로운 문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시와 장소들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친구들과 함께 운동하거나 쇼핑을 하면서 여가 시간을 보낸답니다.


Q. 학우님의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저의 고향 베트남은 긴 해안선과 수많은 볼거리를 가진, 세계에서 멋지고 아름다운 나라로 평가받는 동남아시아 국가예요. 카르스트 석회암 봉우리와 조용하고 반짝이는 바다를 품은 하롱베이처럼 베트남에는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들이 있어요. 호이안은 일본 상가와 정교한 중국 길드홀, 그리고 고대 찻집 등 놀라운 유산을 가진 고대 도시입니다. 나트랑에는 언덕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해변과 열대 섬으로 점철된 청록색 만이 있어요.


베트남 요리는 향신료, 매운맛, 단맛, 신맛의 균형뿐만 아니라 신선하고 향긋한 맛을 사용하는 데 뛰어나요. 가장 유명한 음식은 김이 나는 육수에 소고기와 허브를 얹은 쌀국수 , 구운 돼지고기와 신선한 야채를 쌀국수 위에 수북이 쌓고 소스나 육수에 찍어 먹는 분짜입니다. 한 해 동안 베트남에서는 많은 축제가 열리는데, 특히 음력 1월 1일인 은 모두가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재회하고 그 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예요. 베트남 사람들은 친절하고 열정적이며 항상 두 팔을 벌리고 친근한 미소로 방문자들을 맞이합니다. 대부분의 이동수단은 오토바이로, 호치민이나 하노이처럼 사람이 많은 도시에서는 다소 혼잡하지만 시골에서는 훨씬 더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느낄 수 있어요.



Q.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저는 자국에 더 많이 기여하기 위해 베트남 학생들에게 한국의 수준 높은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학사 학위를 마치고 한국 대학원에 지원했어요. 한국에서 5년 동안 지내며 국제 대학원 과정을 밟으려면 높은 수준의 결단력과 지성, 그리고 개인적인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았어요.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교육과 연구 활동이 저의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자신해요.


Q.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알려주세요.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외국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어요. 연구실 동료들은 정말 친절하고 제가 일상생활과 연구실 생활에 적응하는 걸 도와줬죠. 가장 인상 깊었던 한국의 특징은 편리하고 스마트한 교통 시스템과 밤에도 저를 지켜주는 안전이에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저를 안심시켜주니까요. 게다가 김치 담그기 행사와 같은 여러 활동을 통해 나날이 한국의 문화를 배우며 좋아하게 되었고, 한국의 꽃들과 단풍도 즐기고 있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성균관대학교는 대표적인 명문대학으로, 특히 화학공학과는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QS 세계 대학 랭킹이 발표한 화학공학 분야에서도 35위로 성장했어요. 저는 성균관대학교의 학생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제가 어디에 있든지 성균관대 대학원생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Q. 대학 생활 중 가장 인상깊은 기억을 뽑는다면?

평소 연구실에서의 공부, 연구, 프로젝트 일로 바쁘다고 말씀드렸듯 제 대학생활은 다른 학생들만큼 재미있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 즐겁고 기억에 남는 날들은 존재하고 제 마음속에 풋풋하게 남아 있습니다. 성균관대에서 벚꽃을 본 건 처음이었어요. 특히 운동장 근처요. 기분이 좋아져서 그 광경에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겐 그게 별것도 아니거나 그냥 일상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오랫동안 힘든 하루를 보낸 후 찾아온 상쾌하고 안정되는 순간이었어요. 성균관대의 환상적인 순간이었죠!



Q. 현재 전공과 그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전공은 화학공학으로, 주로 공정 설계 및 시뮬레이션, 최적화, 평가와 같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합니다. 저는 예전 페트로베트남 대학에서 화학공학에 대한 흥미를 발전시킬 수 있었어요. 새로운 기술은 항상 저의 관심을 유발했고 한국 교수님의 감독하에 제 연구의 방향을 잡아왔어요. 이러한 연구가 더 많은 에너지 효율, 더 많은 경제적 혜택, 심지어 더 환경친화적인 여러 면에서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제 연구 분야 중 하나를 예로 들자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위해 산업 폐가스에서 새로운 수소 생산 과정을 설계하고 특정 산업과 사회적 시나리오에서의 성능을 평가하고 있어요.


Q. 진행하고 있거나 최근 완료하신 학술적 연구가 있나요?

동료들과 저는 최근에 ‘액체 연료와 화학 생산을 위한 CO2 활용 프레임워크: 기술-경제 및 환경 분석(A CO2 utilization framework for liquid fuels and chemical production: techno-economic and environmental analysis)’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발표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공정 시뮬레이션, 기술-경제 평가, 환경 영향 분석, 최적화 등 공정시스템공학(PSE) 중심 기술을 사용하여 에너지 생산 경로에 있어 광범위한 탄소 포획 및 활용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했어요. 탄소 기반 연료에 대한 전망뿐 아니라 생산량과 환경 보호 간의 균형이 세계와 현지에서 논의되었죠. 재생 가능한 수소는 미래에 더 안정적이고 낮은 가격으로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확인되었어요. 이 연구는 주요 탄소 배출국에 실질적인 의사결정 전략을 제공하여 경제 및 환경 보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자원 사용 방식을 결정하는 데 기여해요.

따라서 에너지 생산에서의 이산화탄소 포획 및 활용은 기후 변화,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잠재적 이점을 갖고 있어요. 지구 온난화와 화석 연료 고갈과 같은 문제에 직면한 인류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어 기쁘네요.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지금 진행 중인 연구를 즐기고 있는데, 최근 화학 공정 시스템에 머신 러닝을 적용하는 것에 관심이 생겼어요.  여가 시간에는 코딩 언어와 방법을 공부하곤 해요. 미래에는 세계 어딘가의 대학이나 기관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환경, 에너지, 화학공학 같은 주요 분야에서 전문성과 성숙도를 지닌 유럽 국가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 문화를 배우며 청춘을 보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