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온 프랑크 그뤼네르트 교수

  • 492호
  • 기사입력 2022.05.29
  • 취재 이경서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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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독일 문학이다. ‘데미안’을 쓴 헤르만 헤세부터 ‘파우스트’의 괴테, ‘향수’의 파트리크 쥐스킨트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독일 문학은 독일을 넘어 전세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인문학의 나라, 독일에서 온 프랑크 그뤼네르트 교수를 만나보았다. 우리 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연구하며, 독일어와 유럽 사회와 문화를 가르치는 프랑크 그뤼네르트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온 프랑크 그뤼네르트(Frank Grünert)예요. 저는 괴테 대학교에서 독일어와 독일 문학을 공부했고, 신구 문학 연구를 전문적으로 했어요. 저의 부전공은 사회학과 연극, 영화와 방송 연구예요.


 ◈ 고향인 독일은 어떤 곳인가요?

독일에는 다양한 지역이 있어요. 북해와 발트해 연안의 평지부터 낮은 산맥, 알프스, 로마 시대의 건축물이 가득 찬 도시, 중세 도시의 중심지가 있는 그림 같은 도시와 현대적인 대도시까지. 하지만 서울만큼 큰 도시는 없어요. 독일의 지역 특산물은 다양한데, 비옥한 지역과 덜 비옥한 지역, 부유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등 각 지역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독일의 특산물로 맥주와 돼지고기 너클을 떠올려요. 이는 바이에른의 특산물이에요. 프랑크푸르트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사과 와인과 7가지의 허브와 크림 또는 요구르트가 들어간 녹색 소스인 그리 조스(Griee Soß)를 즐겨 먹는답니다.


◈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저는 한국에서 여러 해를 보냈어요. 처음에는 광주에 있는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어요. 원래는 1년에서 2년 정도 있으려 했지만, 한국과 한국 사람들을 빠르게 사랑하게 되었어요. 한국에서의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진진하며 풍요로웠어요. 그래서 저는 재계약을 했고, 서울대학교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아 서울로 이사했어요. 그곳에서 결혼했으며, 몇 년 전에 여기 성균관대학교로 오게 되었답니다.


◈ 한국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해요. 그리고 지내본 한국은 첫인상과 무엇이 다른가요?

한국에 온 지 오래되어 한국의 첫인상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하지만 오늘날 그 첫인상을 재현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한국은 지난 몇 년 동안 많이 변했어요. 첫인상은 희미하지만, 무더운 여름에 비가 억수같이 내린 것이 기억에 남아요.


◈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인가요?

어느 날 우리 대학에서 유교 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놀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우리 대학에 전통 의식이 있다는 점에 매우 감명받았어요. 성균관대학교의 아름다운 역사적 건물과 오래된 은행나무 한 가운데에서 이루어진 유교 행사가 기억에 남아요.



◈ 교수님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요?

저는 학생들이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두려움 없이 근면하고, 즐겁게 배우길 소망해요. 저는 언어 수업을 활동 중심으로 진행해요. 제 수업에서 학생들은 가설을 세우고, 연관성을 만들며, 이야기하고, 역할극을 하고, 토론해야 해요.


◈ 현재 교수님이 담당하고 계신 수업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수준별로 독일어 수업을 가르치고 있어요. 이때 수준별 분류는 유럽 기준 체계에 기초해요. 수업에서는 쓰기, 말하기, 듣기, 읽기의 네 가지 기술을 연습해요. 제 수업의 특별한 점은 학생들이 공인 언어 시험을 준비할 수 있게 돕는다는 거예요. 저의 또 다른 수업으로는 ‘유럽 사회와 문화’가 있어요. 이 수업은 독일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되며, 유럽의 문화와 사회, 역사를 가르쳐요.


◈ 문학이 가지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만약 누군가 외국 문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 나라 언어의 문법이나 어휘를 배우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요. 여러분은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고, 그 나라의 영화를 보아야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책을 읽는 것이에요. 문학은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줘요.


◈ 마지막으로 성균웹진 독자들에게 독일 문학을 추천해주세요.

저는 특히 고전을 좋아해요. 낭만주의 작가인 괴테, 프리드리히 실러, 클라이스트의 작품을 추천해요. ‘좀머 씨 이야기’를 펴낸 파트리크 쥐스킨트와 다니엘 켈만의 작품도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