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온 나자프 루밥 연구원

  • 493호
  • 기사입력 2022.06.13
  • 취재 박정원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 조회수 542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끝없는 학구열과 도전정신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손에 쥔 인터뷰이를 만나봤다. 파키스탄에서 온 나자프 루밥 연구원이 들려주는 학사에서 박사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의 생활을 들여다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나자프 루밥(Najaf Rubab)이고, 파키스탄에서 왔습니다. 최근 성균나노과학기술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어요.


Q. 고향을 소개해주세요!

파키스탄은 광활하면서 문화가 다양하고 풍부한 나라에요. 사람들은 많은 언어와 음식, 전통들로 즐거운 삶을 보내죠. 역사적, 지리적, 민족적 다양성 덕에 파키스탄의 문화는 인도,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그리고 서아시아의 영향들을 녹여낸 용광로라고 할 수 있어요. 파키스탄은 아름다운 명소들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이 대거 방문하는 역사적이고 종교적인 장소로 넘쳐나는 축복받은 나라예요. 파키스탄에는 모헨조다로의 고고유적, 사리바롤의 불교 유적, 라호르 성과 샬리마르 정원, 마클리의 기념물, 제 고향과 가까운 로타스 요새, 고대 탁실라 유적 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어요. 파키스탄 북부는 국내 관광객은 물론이고 수백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산과 빙하, 호수, 숲으로 유명합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K2가 파키스탄에 위치하고요. 길기트-발티스탄의 정맥이라고 불리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제적 포장도로예요.


▲ 파키스탄의 K2


Q.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음, 항상 새로운 문화를 탐험하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근무 환경을 알아보는 것에 관심이 있었어요. 저는 정말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얻고 싶어했어요. 파키스탄에서의 석사과정 동안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탐색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중 한국은 뛰어난 연구 시설과 연구실, 유능한 교수진과 과학자로 이공계 연구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였죠. 저는 졸업하고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며 지난 5년간 이곳에 있었습니다.


Q. 한국의 첫인상을 들려주세요!

지난 2017년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바로 거대한 고층 빌딩이었어요. 빌딩이 정말 높고 어디를 보든 눈에 들어올 만큼 많았거든요. 한국은 언덕과 낮은 산들로 가득해요. 또 다른 인상 깊었던 점은 한국의 문화와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였습니다. 제가 한국인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할 때마다, 그들은 할 수만 있다면 항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매우 친절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요. 그 외의 중요한 점은 길거리에서의 안전이에요. 사람들이 범죄를 두려워할 필요 없이 밤에도 도시를 여행할 수 있으니까요.


Q.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몇년 전,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을 때 파키스탄의 국립 레이저광학연구소가 주최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의 교수들이 있었고요.  저는 거기서 한국 교수님들을 처음 만났어요. 한국의 우수한 연구 시설과 뛰어난 연구,   좋은 작업 환경에 대해서는 이미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교수님 중 한 분께서 2017년의 박사학위 입학을 언급하셨어요. 그때 파키스탄 지도교수님이 제게 한국에 지원해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해 더 수준 높은 연구를 추구하게 되었어요. 석사과정을 마친 후, 저는 나노과학 박사 연구원으로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했어요.  박사학위는 수년간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꾸준함 끝에 실현된 꿈이었어요.


Q. 성균관대학교에서의 생활 중 인상깊은 기억이 있나요?

인상깊은 기억이라면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날이에요. 저는 목표를 달성했고, 제가 힘들게 노력한 이유가 바로 그 순간을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지금까지의 제 인생에서 정말로 큰 업적이에요.


Q. 현재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전공은 나노과학과 신소재공학이에요. 박사과정 동안 주로 역학적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한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와 같은 에너지 수확 시스템의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초부터 최적화, 평가까지 실험 과정을 분석하는 응용물리학에 항상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장치 개발을 위한 신소재 연구와 함께 치료를 위한 응용으로서 초음파 에너지 장치를 연구하기 시작했죠. 새로운 기술은 항상 저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요. 연구하는 동안 지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지도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우리 연구가 에너지 효율, 경제적 이익, 인간적 그리고 환경 친화적인 많은 면에서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요.


Q. 진행하고 있거나 최근 완료하신 학술적 연구가 있나요?

인체삽입형 의료기기(IMDs)의 에너지 수확을 위해 초음파 및 고주파 진동을 이용한 마찰전기 발전기(VI-TEG)를 기반으로, 완전한 생분해성 인체삽입형 마찰전기 발전기(FBI-TENG)로 치료에서의 응용을 연구했어요. 저는 주로 초음파 구동 TENG를 설계하기 위해 생체 적합성, 생체 이식성, 생분해성 고분자와 금속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미국이 주도한 트랜션트(과도 현상)* 기기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발표되었으며, 피부를 통한 에너지 침투 메커니즘과 낮은 전력에서 특정 두께를 갖는 생분해성 고분자의 안정성 및 과도 현상의 촉발을 설명하고 있어요. 이러한 이식 가능한 TENG 장치는 주로 초음파 매개로 IMDs를 구동하여 다양한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장기적인 안정성 또는 맞춤형 과도 성능을 제공해요.

* 전기 회로나 기계적인 운동계에서 입력이 갑자기 변화했을 때 즉시 새로운 정상상태로 안정되지 않고 시간, 경과적인 변동을 나타내는 현상. – “과도 현상”, 『전자용어사전』, 성안당, 2007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네, 앞으로 연구개발 분야에서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한국에 계속 머무를 계획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지내며 진행 중인 연구를 즐기고 있고, 여러 면에서 매우 미래지향적인 것 같아요. 저는 의학 및 산업 분야의 미래를 위해 지금과 같은 연구를 계속할 거예요. 훗날에는 세계 어딘가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싶어요. 또 전 세계를 여행하고 다양한 문화와 근무 환경을 경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