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첸융텅 연구원

  • 495호
  • 기사입력 2022.07.14
  • 취재 박정원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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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의 학문을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만약 그 분야가 하나가 아닌 둘이라면 어떨까?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보며 융합 학문이라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인터뷰이를 만나보았다. 첸융텅 연구원이 발견한 ‘가능성’은 과연 무엇일까?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중국에서 온 유학생 첸융텅(Qian Yongteng)이라고 합니다. 2015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석박통합 과정을 시작했고, 2020년에 박사 졸업을 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박사 후 연구원으로 물리학과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독서를 통해 지식을 늘리고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요.


▶ 고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제 고향은 중국의 허난성이에요. 약칭으로 ‘예(豫)’를 사용하는 허난성은 중국 중부에 위치합니다. 허난성은 문화가 찬란하고 역사가 유구하며 중화민족과 황하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해요. 또한 *인걸지령이라고, 많은 위인들의 고향이 바로 허난성이에요. 예를 들어 고대 사상가 노자, 장자, 묵자가 이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인걸지령(人傑地靈): 뛰어난 인물은 좋은 땅에서 난다 


△허난성 정저우시의 소림사


허난성은 풍경이 아름답고 산천이 웅장해요. 정저우의 소림사, 낙양의 용문석굴, 안양의 갑골문 유적 등 관광명소도 많고요. 무엇보다 하남 회면, 소룡포(샤오룽바오), 닭구이 등 특색 있는 음식들도 있죠. 허난성에 방문해서 문화를 체험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것을 추천해요.


▶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문화 지식과 저의 종합적인 자질을 높이기 위해 학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에서 박사 과정을 보내러 왔어요. 2015년 8월에 한국에 도착했고,  5년간 공부와 연구를 병행하면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 뒤로 물리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이어갔어요. 이제 한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한지 7년이 됐습니다.


▶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알려주세요.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매우 기뻤습니다. 곧 한국에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니까요. 저는 인천공항에서부터 교통의 편리함을 느꼈어요. 공항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에 환경이 깨끗하고 경치가 아름답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학교에 와 보니 교수님과 실험실 동료들의 관심과 도움도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어요. 즐거운 기억뿐이네요.


▶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성균관대는 유서 깊은 대학일 뿐만 아니라 첨단 연구환경을 갖춘 세계적인 대학입니다. 제가 속한 물리학과는 그런 첨단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학과로, 세계 대학 물리학과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지금은 성균관대 학생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하고 여기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이 연구와 업무 경력은 앞으로의 길에 있어 좋은 시작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 대학 생활 중 가장 인상깊은 기억을 뽑는다면?

제가 가장 잊을 수 없는 건 박사 졸업 논문을 완성한 날입니다. 5년간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한 끝에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게 되어 정말 기뻤어요. 특히 그날 밤 교수님이 저의 박사 졸업을 축하하는 파티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다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시간이었어요.



▶ 현재 전공과, 그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몇 년간 융합 학문, 특히 물리화학 분야가 잠재력을 보여주었어요. 알다시피 물리학은 가장 일반적인 운동의 법칙과 물질의 기본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화학은 물질의 성질, 구조 및 변화의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고요. 물리학 지식과 화학 지식을 결합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생길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물리학이랑 화학이 융합된 물리화학과정을 선택했고, 더 나아가 물리학과 화학 각각의 지식을 쌓으려 했어요.


▶ 진행하고 있거나 최근 완료하신 학술적 연구가 있나요?

제가 최근 연구한 주제는 무기 나노 소재를 이용해 유기 박막의 마찰전기성능을 제고하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저널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발표됐어요.


마찰전기 유연 나노발전기는 신체의 움직임이나 풍력 및 수력 등과 같은 자연 에너지원으로부터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수확하여 전력 공급 및 센싱 등으로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의 출력 성능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마찰대전 물질(triboelectric materials)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은 탁월한 인장강도와 유연성, 그리고 우수한 전기음성도로 마찰전기 유연 나노발전기 제작에 널리 이용되고 있어요. 그러나 이를 이용한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는 소형 전자기기를 구동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죠.



여러 후보 중 니켈 텔루라이드(NiTe2)는 우수한 물성과 더불어 합성 과정이 비교적 간단해서 마찰대전 소재로 이용하기 좋았어요. 이 물질의 전기전도성이 PDMS의 내부저항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어, PDMS 기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에 이용하면 출력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었을뿐더러 에너지 수확 소자로서 우수한 이점을 지니기도 해요.


▶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을 들려주세요.

제 미래 계획은 중국으로 돌아가 대학교수로 일하는 거예요. 연구실을 만들어 의미 있는 연구를 하려 합니다. 제가 배운 문화와 지식 등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요. 배운 지식을 우리의 일상에 응용할 수 있도록 연구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