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온 카밀라 디아나 루트코프스카 학우

  • 497호
  • 기사입력 2022.08.14
  • 취재 박정원 기자
  • 편집 김채완 기자
  • 조회수 9129

자아탐구에 열중하는 사람이 어느 때보다 많은 요즘이다. 나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 아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일 뿐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믿음으로써 그 방향으로 전진할 힘을 얻는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바를 이해하는 일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는지 이야기해줄 학우를 만나보았다.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카밀라 학우의 인터뷰에 주목해보자.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카밀라 디아나 루트코프스카(Kamila Diana Rutkowska)입니다. 나이는 23살이고 폴란드에서 성균관대학교로 유학을 왔어요. 영상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여가시간에는 여행을 하고 필름 카메라로 순간을 담는 것을 좋아해요.


▶ 학우님의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발트해(Baltic Sea)의 모래사장에서 타트라(Tatra) 산맥의 숨이 멎을 듯한 봉우리까지 뻗은 폴란드는 놀라운 자연과 풍부한 역사, 맛있는 음식이 있는 활기차고 다양한 나라예요. 폴란드는 여러분이 유럽 여행을 꿈꿀 때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가지고 있답니다. 우선 크라쿠프(Krakow)나 그단스크(Gdansk) 등 역사적·건축적으로 특별한 도시들과 중세 성곽, 멋진 성당, 엽서처럼 예쁜 파스텔 톤의 작은 마을들로 시작하죠. 그리고 바다의 청정 해안선과 산봉우리, 우거진 숲, 매력적인 호수에서 바라본 경관들을 거쳐 피에로기(Pierogi)라 불리는 만두 등 맛있는 전통음식으로 끝을 맺어요. 여러분이 언젠가 이 아름다운 나라를 방문해 모든 것을 경험해 보길 강력히 추천해요!


▶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나라 중 가장 놀라운 곳으로 유학을 떠나고 싶다는 꿈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건 2019년이었어요. 관광객으로서 그 지역의 문화를 탐방하며 역사를 배우고 자연과 건축,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여행하기 위해 왔죠. 저는 여행 첫날부터 한국이라는 나라에 완전히 빠지게 되었고 이곳을 떠나기 싫었어요.



폴란드로 돌아온 후 유학의 꿈을 이루기로 결심했고, 제가 가고 싶은 나라는 명확했습니다. 글로벌 한국 장학금을 신청하고 몇 달을 기다린 끝에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이 올랐어요. 그때 느꼈던 행복과 설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유학생으로 한국에 돌아온 게 2020년이었습니다. 졸업 이후에도 아마 한국에 더 머물지도 모르겠네요. 한국에 온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있어요. 분위기, 사람들, 풍경… 모든 것이 놀라워요. 물론 관광객으로서 지내는 것과 외국에서 사는 것은 사뭇 다르고 감당해야 할 도전과 어려움이 훨씬 많지만 제 마음을 빼앗아간 나라에서 늘 꿈꿔왔던 삶을 사는 일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죠.


▶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을 알려주세요.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놀랐어요. 풍부한 문화, 전통, 역사에서부터 아름다운 자연, 훌륭한 음식, 한국인의 친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전국 각지에서 역사적 유산과 현대 문화, 그리고 자연이 이루는 조화를 관찰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도 제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이 이것입니다. 만물의 완벽한 상호작용과 조화 말이에요.


▶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을 선택하는 일이 어려웠어요. 제가 원하는 전공은 영화 및 영상 제작이었고 해당 분야 위주로 탐색했죠. 몇 군데의 대학을 발견했는데 그중 성균관대학교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의 영화 전공은 어떤 곳과도 달랐고 교육과정과 다양한 장비, 캠퍼스의 시설들이 좋았어요. 게다가 성균관대가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고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꾸준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중 하나라는 사실에 이끌렸습니다.



▶ 학교생활 중 가장 인상깊은 기억이 궁금해요.

단순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캠퍼스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처음 들은 날이에요. 코로나19 때문에 1년 넘게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됐거든요. 성균관대에서 보내는 3학기에 마침내 대면 강의를 들을 수 있었고 다른 학생들과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비록 전에도 캠퍼스에 몇 번 가봤지만 그날은 특별했어요. 날씨가 좋았고, 사방에 벚꽃이 핀 캠퍼스를 많은 학생들이 드나들었죠. 캠퍼스에 다시금 활기가 돌고 북적북적해서 보기 좋았어요.


▶ 현재 전공과, 그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전공은 영상학과예요. 영화, 영상 제작, 모션 그래픽, 미디어 이론, 애니메이션, 미디어아트에 관련된 분야에 전공수업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저는 항상 창조적인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고 서류에 둘러싸인 사무실 책상 앞에서 제 인생을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영화 및 영상 제작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고 그렇게 전공 선택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단순한 관심이 열정으로 바뀌자 이를 통해서 인생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대했던 대학 생활과 달랐던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새내기 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없었죠. 제가 첫 학기를 시작할 때는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 중이었어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친구를 사귀고, 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접점을 만들기가 더 어려워졌어요. 대부분의 학교 행사도 취소됐고요. 상황이 훨씬 나아지고 차차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진짜 대학생이 된 기분이 들었던 건 3학기였어요.


▶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을 들려주세요.

제 꿈을 계속 좇으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는 매일 아침 제가 창조한 삶에 대해 큰 감사를 느끼며 일어나는 거예요.


▶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노력과 인내,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라면 여러분이 꿈꾸는 삶을 살 수 있어요. 자신을 의심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