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진회우 학우

  • 411호
  • 기사입력 2019.01.06
  • 취재 김보련 기자
  • 편집 심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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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많은 중국인 유학생들 중에서도 유독 빛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진회우 학우를 만나보았다. 지금까지 그녀의 한국생활과 캠퍼스라이프는 어땠는지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온 프랑스어문학과 15학번 진회우입니다.”


 ♥ 한국에서의 생활 


진회우 학우는 한국에 온지 어느덧 5년이 됐다고 한다.


“2014년에 한국에 왔으니, 벌써 5년이나 됐어요. 한국에 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 보다는 우연히 오게 된 것이 더 큰 것 같아요. 중국에서 법학대를 다녔는데 아쉽게도 전공이 저와 너무 안 맞았어요. 그때 마침 고등학교 시절 동아리 친구가 한국에 먼저 와 있었고 그 친구가 제게 “한국이 정말 좋다, 오라”고 해서 한국에 오게 됐어요.”


한국의 첫인상을 묻자 뜻밖의 감동을 받았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한국의 첫인상은 아주 좋았어요. 한국에 처음 왔던 것은 2012년이었고 그때는 여행하러 왔던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이 있어서 왔어요. 급하게 한국에 와서 호텔 예약도 못 했고 길도 잘 몰랐어요. 심지어 한국어도 못하는 상태였고요. 그때 길에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을 잡고 무작정 영어로 길을 물어봤어요. 호텔 위치나 이것저것 다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고 엄청 많이 도와주셨어요. 아직도 그 날을 생각할 때마다 이름도 모르지만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정말 많이 감동 받았습니다.”


긍정적인 첫 인상 덕분이었을까, 진회우 학우는 현재도 한국생활에 상당히 만족하는 듯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점으로 한국의 디저트 카페를 꼽았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편리하고 재미있는 곳을 많이 발견했어요. 특히 디저트카페를 좋아하는데 한국에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 카페가 많아서 거의 주말마다 디저트카페에 가요.”


그렇다고 유학생활이 언제나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성균관대학교 학생이 되기 전 어학원 시절의 조금은 슬프면서도 귀여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에 유학 왔을 때는 한국어를 못해서 식당에 가도 메뉴를 못 읽었던 것이 조금 힘들었어요. 저는 성균관대학교 수원 자연과학 캠퍼스에서 어학원을 다녔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게 그때 제 어학원 1급반 친구들과 2개월 동안, 점심마다 캠퍼스 근처에 있는 ‘토마토 도시락’이라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어요. 왜냐하면 그 식당은 메뉴판에 사진이 같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우리끼리도 뭐가 뭔지 알 수 있었어요. 지금 다시 생각하면 그것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 성균관대학교의 학생으로


친구의 추천으로 한국에 온 진회우 학우는 자연스럽게 대학교도 친구와 함께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성대에 먼저 와서 공부하고 있던 친구가 “우리 학교의 문화나 교육 방식같은 것들이 모두 좋다”고 그랬어요. 저는 송중기를 좋아합니다. 이제는 결혼했지만...(웃음) 여기 와서 성균어학원에 1년 정도 다녔고 한국어능력시험도 봤고, 언어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성적 증명서, 졸업증명서, 친척 관계 증명서 등 여러 서류들을 다 준비해서 영어로 번역한 다음에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성균관대학교 학생이 되었습니다.”


진회우 학우는 중국인이지만 그녀의 전공은 놀랍게도 프랑스어문학과다.

“주변에서는 다들 한국에 오면 국어국문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물론 프랑스어를 처음 배울때는 너무 어려웠어요. 저는 한국인이 아닌데다 외국어를 또 외국어로 배우려니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딱 그때의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서는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어요. 같은 프랑스어라도 중국어 해석과 한국어 해석에 사소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도 아주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자신의 전공에 대해 설명하는 진회우 학우의 답변에서는 프랑스어문학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진회우 학우는 비단 학업 뿐 아니라 학교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학교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 대단했다.


“성대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자유를 주는 동시에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줘요. 학교의 역사도 길고 학교 분위기도 매력적인 아주 활력이 넘치는 학교라고 느껴요. 인사캠 건물이 조금 안 예쁘다는 게 아쉽지만, 봄이나 겨울에 학교 내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요. 등교 길에 등산도 가능하니 건강에도 아주 좋습니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 & 성대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지금은 취준생이라 앞으로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말하기가 어렵네요. 목표가 있지만 이룰 때까지는 저만의 비밀로 하고 싶습니다. 몇 년 뒤에 우리 학교의 자랑스러운 졸업생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성대에 4년 동안 다니면서 수많은 친구들과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진짜 망했다. 한국에 더 이상 못 있겠다.’ 라고 생각한 힘든 순간이 있었던 동시에 ‘지금 정말 너무 행복하다. 한국에 와 있어서 이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어요.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스스로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결국 자신의 일부가 될 거라는 거에요. 좋은 일은 자기 눈 속의 빛이 되고 나쁜 일은 자신의 단단한 마음이 될 것입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스스로를 완성시키는 빛과 힘이 될 것이라는 진회우 학우.

4년, 그녀의 짧으면서도 긴 한국 생활이 그녀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