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wn McCarthy 교수

  • 451호
  • 기사입력 2020.09.13
  • 취재 최지원 기자
  • 편집 김민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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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온 Shawn McCarthy(숀 매카시)이고, 2014년 봄학기부터 성균관대학교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기 전에는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영어를 가르쳤으니 서울은 저에게 세 번째 외국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 취미는 팟캐스트 듣기, 소설책 읽기(특히 공상과학소설과 판타지 시리즈, 지금 열 네 권짜리 판타지 소설 중 절반을 읽었어요!) 운동, TV 시청, 음악 감상(특히 테크노), 새로운 것 배우기, 여행입니다.”


 교수의 고향 애틀랜타 주는 미국 동남부에 있고, 1996년 올림픽 개최지이며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코카콜라 탄생지로도 유명하다. 랩과 R&B 음악을 포함한 힙합 문화, 닭고기 스테이크, 크랩 케이크와 같은 남부 요리, 버터밀크 비스킷, BBQ, 옥수수빵, 뜨거운 여름(그래서 ‘핫란타 Hotlanta’라고 부른다고 한다), 따뜻한 겨울로 유명하다. 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야구), 애틀랜타 팰컨스(축구), 애틀랜타 호크스(남자농구), 애틀랜타 드림(여자농구), 애틀랜타 유나이티드 FC(축구) 등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 팀들이 있다.



 그런 따뜻한 곳에서 날아와 이곳이 유난히 추웠다는, 하지만 열정으로 녹이고 있는 숀 매카시 교수님을 인터뷰해 보았다.

 

◎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숀 매카시 교수는 이십 대 중반이던 때, 지금의 남편(당시 남자친구)과 이탈리아 남부 작은 마을에서 영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작은 마을에서 안정적으로 일을 하다가 정신없이 바쁜 서울로 이사를 결정하는 데에는 쉽지 않은 결심을 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느리게 흘러가는 삶의 속도와 지나치게 할 일이 없다는 사실에 지쳐 다음에는 어디서 가르쳐야 할지 고민했고 한국이 선택지 중 하나로 계속 떠올랐다고 한다. 

 “서울은 저희에게 완벽한 곳인 것 같았어요. 전통 문화와 현대적 기술이 공존하는 곳, 효율적이고 싼 대중 교통, 놀라운 음식,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밤의 일상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 등등. 저희의 원래 계획은 한국에 잠시 머무는 것이었지만, 한국과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어 아직도 여기에 살고 있어요. 서울은 지금까지 12.5년 동안 우리 집이었고 우리는 이 멋진 나라가 허락하는 한 더 오래 머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숀 매카시 교수와 그의 남편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느낀 것은 정말 춥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겨울이 따뜻한 곳에서 1년을 살다 왔기 때문에 한국 겨울이 주는 뼈에 사무치는 추위에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희는 2월 말에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바람이 제 옷을 찢을 듯이 휙휙 지나갔고 정말 추웠어요. 차가운 손발을 데우기 위해 그 주에는 저녁마다 뜨거운 목욕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는 2년에 한 번 미국으로, 영국인인 남편도 영국으로 2년에 한 번 꼴로 가족을 방문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한국에서는 여행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여름 COVID-19로 인해 미국에 있는 가족을 방문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부산과 전주를 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부산과 전주 둘 다 너무 좋았지만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주 여행이에요. 아름다운 전주한옥마을을 거닐면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즐겼고, 거의 날마다 비빔밥을 먹었어요.”

한국에 12년 하고도 반 년 넘게 살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한국어라고 답했다. 

 “날마다 영어로만 가르치고 원어민 직장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일이 끝나면 영어를 쓰는 영국인 남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니, 나서서 기회를 찾지 않는 한 한국어를 연습하고 배울 수가 없어요. 몇 년 동안 이태원 지구촌센터에서 수업을 들었고, 고려대학교에서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고, TOPIK 2급에 합격할 수 있도록 혼자 공부를 했지만, 번역 앱의 도움 없이 한국 사회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 성균관대학교에서의 삶

그는 성균관대학교에 오기 전 다른 대학교에서 5년 동안 교수 생활을 하다가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대학에 지원했고 여러 직책을 제안받았지만, 성균관대학교가 명성으로 볼 때 최고의 선택이라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기회를 잡아 2014년부터 성균관대학교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영어쓰기, 영어발표, 영어토론 강의를 맡고 있고 이전에는 글로벌문화세미나 강의와 성균관대학교 관광가이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비교과 강의를 가르쳤다.

그는 항상 다른 나라와 다른 문화권의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즐겼다고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제가 그들이 저에게서 배우기를 바라는 만큼 저도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예요. 모든 사람들이 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만큼 오해를 받기도, 하기도 쉽게 된 오늘날, 세계에서 언어와 문자를 통한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해요. 저는 영어가 학생들에게 매우 귀중한 도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2014년부터 지금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정말 많아요. 주로 학생들과 만든 추억이죠. 그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창의력을 발휘해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갈 때 느끼던 자부심이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제가 갈망하던 최우수 교사상을 두 번 수상했던 것도 놀라움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그는 성균관대학교 모든 구성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그 일원으로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영어로 말하고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기술들과 과제들로 수업을 이끌어 가는 그에게 어떤 마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지 물어보았다. 

“제 교육 철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겠지만, 변하지 않는 두 가지 규칙은 교수로서 항상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 학생들과, 그들이 배우겠다는 열망에 불을 붙이려고 노력한다 (seek to inspire students and their desire to learn).

2. 학생들이 스스로 배워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 (seek to empower them to take control of their own learning).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2019년 가을학기에 했던 두 사람이 한 그룹으로 진행하는 영어 발표 수업이에요. 그들은 수업 시간에 주어진 조건에 따라 주제를 신중하게 고르고, 좋은 대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며, 발표 날까지 날마다 규칙적으로 연습했어요. 그리고 그들의 발표는 저를 깜짝 놀라게 했어요. 정말 멋진 발표를 보여주었죠. 저는 그 발표를 보여준 그 학생들이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 미래를 위한 계획

그는 교육자로서 끊임없이 발전하기를 바라며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가치 있는 수업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면서 수업을 준비한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흥미가 이끄는 대로 앞으로 박사학위나 다른 자격증을 준비할 생각도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삶은 빠르게 지나간다. 가끔 멈춰서 주위를 둘러보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놓쳐 버릴 수도 있다(Life moves pretty fast. If you don’t stop and look around once in a while, you could miss it.).’ 이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80년대 영화 중 하나인 ‘페리스의 해방 Ferris Bueller’s Day Off’에서 나온 대사입니다. 이 대사는 우리가 잠시 멈춰서 인생을 감상할 시간이 주기 때문에 좋아해요. 저는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때때로 자신들의 일상에 너무 휘말리게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일도 중요하지만, 다른 생활도 중요해요. 일과 삶은 꼭 균형을 맞추어야 하므로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흥미를 찾아 그것들을 길러갈 시간을 가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