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온 Seya Fadullon 학우,
그리고 성균관대학교 IUC

  • 477호
  • 기사입력 2021.10.10
  • 취재 천예원 기자
  • 편집 윤서빈 기자
  • 조회수 6771

1인분을 하기에도 벅찬 이 세상에서 진정한 ‘하고싶은 공부’를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스스로를 향한 끝없는 의문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향한 두려움으로 원하는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에서는 언어를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한국행을 결정한 성균관대학교 IUC 국제한국학센터의 Seya Fadullon 학우를 만나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Seya Fadullon이고,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서 왔습니다. 나이는 스물 여섯입니다. 보스턴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과 중어중문학 학사를 졸업했어요. 자유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기도 하고, 종종 차를 마시기도 해요. 제가 기르는 고양이 ‘나비’와 놀아주는 것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랍니다. 야외 활동을 좋아해서 축구를 하거나 등산을 하고 여행도 자주 다녔는데요, 요즘은 코로나 19 상황 때문에 야외 활동을 줄이고 있어요. 하루 빨리 코로나 19 상황이 진정되어서 여행을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Seya Fadullon 학우의 나라와 지역도 소개해주세요.

미국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것은 자연경관과 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먼저, 미국은 수많은 국립공원과 저수지들을 큰 자랑거리로 삼고 있어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절대적인 크기부터가 매우 거대해서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많은 해변, 사막, 산, 습지대를 보고 경험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멋진 자연 경관을 보기 위해 자전거나 차를 타고 미국을 여행하고는 하지요. 


이제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미국은 끝내주는 음식들의 보고예요. 제가 살던 필라델피아는 단편 소설에 준하는 길이의 구구절절한 메뉴판을 가진 식당 체인점보다는 특화된 소수의 메뉴를 가진 지역 음식점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필라델피아 식당은 아시아 슈퍼마켓 뒤에  있는데, 그 식당의 음식들만 생각하면 필라델피아가 너무 그리워져요.



▶필라델피아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필라델피아는 굉장히 역사가 깊은 도시에요. 동시에 지난 몇십 년동안의 눈부신 발전을 통해 눈에 띄게 현대화된 도시이기도 하지요. 많은 관광객들이 필라델피아에 오면 ‘자유의 종 (Liberty Bell)’과 ‘독립기념관 (Independence Hall)’을 방문하곤 하지만, 여기보다 더 재미있는 곳들이 많이 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는 바로 ‘스프루스 하버 공원 (Spruce Harbor Park)’ 이예요. 나무에 걸린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하기도 좋고, 근처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먹거나 맥주 한 캔 마시기에도 딱이에요. 이 공원이 좋은 곳인 이유는 공원이 ‘델라웨어 강 (Delaware River)’ 바로 옆에 있어서 밤에 강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거예요. 여기 말고도 필라델피아의 ‘블루 크로스 (Blue Cross RiverRink)’라는 곳도 추천해요. 여름에는 롤러장으로, 겨울에는 아이스링크장으로 운영되는데, 겨울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오두막을 빌려 스케이트도 타며 좋은 시간을 보내기 좋답니다.



▶한국을 오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학사 졸업 후, 제가 문학을 읽고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것을 꽤나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중어중문학과를 학사 졸업했기 때문에) 중국어는 꽤 잘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아시아권에서 영어를 가르쳐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제가 강사 생활을 하며 지내게 될 아시아권 나라의 언어를 새롭게 배워보면 근사할 것 같았어요. 이후 한국, 중국, 일본의 영어 강의 프로그램들을 쭉 찾아봤고 한국의 프로그램이 가장 제게 잘 맞을 것 같아 한국행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구에서 3년동안 영어 강의를 진행하다가 현재는 제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 서울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에요. 다가오는 2월이 되면 벌써 한국에 온 지도 4년째네요. 한국에서의 (한국어) 공부, 한국에서의 편안한 생활 모두 다 만족스럽습니다.



▶한국의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한국은 사람이 살기 좋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모든 분들이 다 친절하시고 따뜻하거든요. 이거 말고도 또 하나 재미있는 건 한국의 식당들이 종종 지하나 2층 이상에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미국과 다른 물가도 제겐 좀 충격이었고요. 전체적으로 한국은 살기 좋고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에서 지내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한국은 변화에 상당히 경직적인 편 같아요. 가령 직업을 바꾼다거나 현직에서 일 하다가 학업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변화 말이에요. 특히 저 같은 외국인에게는 더욱이요. 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으로서 저를 증명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은 비자에 얽매여 있어서 제가 영어 강사로 일 하다가 학업으로 돌아가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리해야 할 계약들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코로나 19 상황 가운데 출입국 관리사무소와 연락하는 과정도 (외국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상당히 복잡했어요.


이런 것들 말고는 우체국을 간다던지, 혹은 출입국 사무소를 방문하는 등 바깥에서 처리해야하는 일이 있을 경우 상당한 긴장감이 따른다는 점인데요. 거기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제가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실까봐 방문 전 미리 이야기 할 내용을 생각하고 정리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어요.



▶성균관대학교 IUC (성균관대학교 국제한국학센터)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IUC에서 진행하는 연구 프로그램은 고급 한국어 과정으로서, 저희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 연구/조사를 하는 동시에 한국어를 학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강좌는 학생들이 다양한 학위 논문과 신문 기사들을 통한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한국어를 학술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답니다.



▶성균관대학교 IUC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

제가 공부한 보스턴대학교의 한 교수님께서 IUC의 프로그램을 수강하셨던 분이셨고, 제게 잘 맞을 것 같다며 IUC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셨어요. 이후 IUC 프로그램에 대해 더 조사해보니 제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성균관대학교 IUC의 프로그램과 학습 과정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려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학생이 흥미를 가진 분야를 연구/조사하고 자연스럽게 한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인데요, 제 경우에는 한국의 성 소수자 문학과 한국의 성 소수자 운동 사이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저희는 흥미에 맞는 주제를 한 가지 정해 연구/조사를 진행하고 매주 지난 주에 읽은 학술 논문에 대해 발표해요. 수강생들의 주제가 매우 다양한 만큼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지식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이 수업 외에도 고급 한국어 말하기/쓰기, 한자(한문), 한국 인문학, 한국 사회 정세, 그리고 한국의 역사를 배우는 수업이 열리고 있어요. 한자(한문) 수업에서는 한자어와 단어들을 공부하고 고대 한자로 쓰인 한국의 문학(한문)을 오늘날의 한국어나 영어로 번역하는 활동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인문학 수업에서는 유명한 한국의 소설을 읽고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국 정세 수업에서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쟁점이 되는 주제와 관련된 기사를 읽고 토론을 한답니다. IUC만의 프로그램들 외에도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리는 정규 수업들을 청강하는 것도 가능해요. 한 주의 마지막에는 그 주에 배운 내용들을 정리한 에세이를 작성하며 한 주 수업을 마무리짓습니다.



▶성균관대학교 IUC프로그램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IUC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제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는 점과, 교수님과의 1:1 수업 기회를 통해 학습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IUC 프로그램을 다룬 영상을 촬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은 영상인지 소개해주세요.

한국국제교류제단을 통해 다른 세 분과 함께 토의 패널로 참가한 영상을 촬영했어요. 토의의 주제는 ‘오늘날 한국의 신조어가 한국의 문화와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투영하고 있는가’ 였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양한 시각으로부터 풍부한 토의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이 영상은 이달 말 유튜브에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IUC 프로그램 수료 후 미래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이번 학기가 끝나면, 한국에서 번역 대학원 과정을 밟을 예정이에요. 궁극적으로는 프리랜서 문학 번역가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