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타인의 성취가 미치는 영향'
정성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522호
  • 기사입력 2023.09.01
  • 취재 이채은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4497

하루에도 몇 번씩 접속하는 SNS, 우리는 SNS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해외여행을 간 친구의 게시물, 좋은 곳에 취업한 동기의 사진, 또는 유명 호텔 식사를 하는, 모르는 이의 게시물. 이 모든 것들을 보면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시기와 질투를 느끼리라 예측한다.


정성은 교수는 이에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SNS를 통해 접한 타인의 성취가 동기부여와 목표 달성에 대한 노력 고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미디어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우리 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정성은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정성은입니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서 연구했으며, 현재까지 다양한 논문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Q.평소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설득 커뮤니케이션 분야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국제 커뮤니케이션학과 커뮤니케이션(ICA)의 정보시스템 분과로부터 최우수 논문상, 과학과 생물 분과로부터 커뮤니케이션 과학 우수 공헌상, 한국 언론학회에서 올해의 논문상을 받는 등 다양한 상을 설득 커뮤니케이션 논문과 관련해 수상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 최우수 국제 저널에 논문을 여러 개 게재했습니다. 특히나 ICA라는 국제 학회에 2002년 석사 시절부터 매년 참여해, 지속적으로 발표를 진행했다는 점을 크게 꼽고 싶어요. 다양한 상을 받기도 했고요. 또 한국언론학회에서 부회장을 역임하고, 한국 언론학회 영문 학술지 Asian Communication Research의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2010년 성균관대에 부임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이후로는,  지도학생들을 훌륭한 학자로 만드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매년 한두 명의 학생들을 국제대학 박사 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인재로 만들어 배출하기도 했어요. 덴버 대학, 펜실베니아주립대학 등 다양한 국제 대학에 지도학생들이 조교수로 임용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도학생들이 국제 학회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자가 되기를 소명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진행하신 ‘SNS에서의 타인의 성취에 대한 반응 연구‘ 소개 부탁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실험을 시작했어요. 페이스북 프로필 페이지에 출신 대학, 진행했던 학생 활동 등 다양한 업적을 개재하고 구글 본사 입사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자랑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 페이지를 본 다른 사람들이 목표 성취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방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페이지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동기부여가 되는지 혹은 질투나 시기의 감정이 유발되는지에 집중해서 연구한 거죠. 자신의 목표성취가능성을 높게 보는 학생들에게는 이 페이지가 동기 부여의 요인으로 작용하더라고요. ‘와 나도 한 번 열심히 해보고 싶다’ 등의 감정이 유발되는 형태로요. 그런데 자신의 목표성취가능성을 낮게 보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페이지의 주인을 부러워하면서 그 감정이 자신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지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타인의 성취에 대한 일반적인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동기 부여의 요인으로 작용해야 할 타인의 성취가 일반적으로 자기 능력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인 거죠. 사회 비교 이론의 관점에서 이것을 설명해 보자면, 이것은 SNS에서 흔히 일어나는 상향 비교에 해당합니다. 자신보다 더 나은 성취를 이룬 삶을 보면 은근한 비교를 하면서 질시/목표와 동기 부여라는 양가적인 감정이 촉발되는 것이죠.


사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적 반응을 필요로 하고 자신의 성취를 SNS 등 사회적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공간에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단지 자신의 소비 등 노력과는 무관한 자기 자랑은 타인에게 부정적 감정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력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기에 존경의 요소가 없는 것이죠. 그런데 반대로, 어느 정도의 ‘노력’으로 성취한 일들은 일반적으로 타인으로 하여금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낙관주의적’ 성향을 보인 사람들은 더 크게 동기부여를 받습니다.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내 인생에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SNS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접한 타인의 성취를 통해 동기 부여를 받기도 합니다.



Q.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낙관주의적인 사람들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낙관주의적인 사람들이 긍정적 동기부여를 받고 목표를 설정해서 더 많이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은 충분히 이해돼요. 그러나 낙관주의적인 사람들이 더 많이 도전하면서 외려 더 많은 좌절을 겪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낙관주의가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그래도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경험은 인생에서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거요. 자신이 정한 목표에 대해 온 마음을 다해서 헌신하고 몰입하다 보면,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이 다른 도전의 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예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진로 고민을 할 때 양자택일의 순간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오래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목표를 설정하던, 목표 설정과 성패보다 선택한 목표에 대해 전력을 다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낙관주의자들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낙관주의자라 하더라도 그들의 목표가 현실과 맞닿아 있다면 현실에 대한 노력이 다양한 삶의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현재 개인 유튜브를 운영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다른 이유는 아니고, 사람들이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용도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구독자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한두 명씩 늘고 있어요.(웃음) 사회과학 통계와 관련된 그리고 설득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강의를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제 의견, 그리고 학회에서 발표한 내용들, 마지막으로 논문을 읽어주는 콘텐츠를 업로드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꾸준히 방문해서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Q. 앞으로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으신지, 교수님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현재 제가 속한 국제 커뮤니케이션학회(ICA)에서 석좌 회원의 자격을 얻고 싶습니다. 현재 석좌 회원의 자격을 얻은 저명한 국내외 학자들 200여 명이 있는데, 그 자격을 얻고 싶네요. 제게는 논문을 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니, 지속적으로 논문을 발간하는 것도 당연한 목표입니다. 저희 지도 교수님은 연세가 팔순에 다다랐는데도 불구하고 현재도 다양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지도교수님을 존경하다보니 당연히 논문을 써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연구를 모아서 책으로 발간하는 목표도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이내에 지금까지 써온 논문들을 묶어서 발간하고 싶습니다. 이 정도가 제 단기적인 목표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Q. 마지막으로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청년들과,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도 학부생 시절 많이 좌절했고, 친구들에게 시기 질투를 느꼈던 때가 있습니다. 특히 학부생 시절을 학생 운동으로 보내면서 학부 성적도 낮았어요.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던 시기이다 보니, 많이 후회하고 열등감을 느꼈어요.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때 새롭게 느꼈던 감정도 있습니다. 학점과 내 능력치가 어떻게 되었든 평가하지 말고, 그 모든 것들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능력치에 대해서 평가하기보다 또 새로운 목표를 찾아서 이루어 나가는 것이 더 가치가 있는 거죠.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좌절하는 청년들도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성은 교수의 연구 'SNS에서 타인의 성취에 대한 반응 연구를 하며 내가 배운 것'은 성균웹진 519호 지식채널S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